위메프,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문제 의식' 커져
직매입 60일→35일, 특약매입·위수탁 40일→20일
유통업계 "자금 부담", 입점사 "유동성 숨통 트여"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대규모 유통업체의 납품 대금 지급 기한을 단축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9일 전체 회의를 열고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향후 국회 본회의 의결 등을 거쳐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통사는 직매입한 상품의 납품 대금을 상품 수령일부터 35일 이내 지급해야 한다. 현행 60일에서 25일 단축된다.
한 달간 매입한 상품을 일괄 정산하는 월 1회 정산 방식은 매입 마감일부터 20일 이내 대금 지급으로 바뀐다.
특약 매입과 위수탁, 매장임대차 거래의 판매 대금 지급 기한도 월 판매 마감일부터 현행 40일에서 20일로 줄어든다.
현재 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정산 주기는 일 단위부터 월 1회까지 다양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카카오의 '지그재그'는 구매 확정 이후 일 단위로 정산하는 반면, 무신사와 29CM, W컨셉 등 패션 플랫폼은 월 단위 정산을 주로 적용하고 있다. 퀸잇 등 일부 패션 플랫폼도 익월 10일 정산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백화점도 입점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40일을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플랫폼 등 유통 업체들은 정산 일정을 현행보다 5~15일 이상 단축해야 한다.
개정안 통과 이후 관련 협회들은 줄줄이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와 한국중소상공인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은 자금 부담과 시장 위축 가능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 납품업체의 현금 흐름 개선과 대금 지급 안정성을 이유로 개정안에 찬성하고 있다.
유통사와 입점사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금 운용 부담과 거래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상당수 플랫폼이 정산 일정을 앞당겼다. 이에 맞춰 자금 운용 계획을 빠듯하게 조정했는데, 지급 기한이 더 단축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산 업무와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지면 직매입이 축소되고, 중소 납품업체의 판로와 발주 물량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입점 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중소 브랜드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금융 비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입점 업체 관계자는 "입점사는 제조비와 물류비, 인건비를 선지급하고 상품을 공급하지만 백화점을 비롯 유통사들은 40여 일간 막대한 판매 대금을 자유롭게 운용해 왔다. 현실적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금을 조기에 지급받으면 차입금과 금융 비용을 줄이고 다음 시즌 추가 발주, 재고 운용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입점 업체들도 일률적인 규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직매입과 특약 매입, 위수탁, 임대 등 거래 방식에 따라 판매 대금의 성격과 정산 구조가 다른 만큼, 거래 유형별 적용 대상과 지급 기준을 명확하게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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