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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 이상 기후와 지속 가능성에 대응하는 유럽의 하이브리드 패션

발행 2023년 02월 07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유럽의 겨울은 습하고 차갑다. 올해는 이상 고온으로 유난히 따뜻한 12월을 보내다 얼마 전 갑자기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한국은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연일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후 약 1.1 ℃도 높아져 이상 기후가 심화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극한 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 중립 실행이 절실한 시점이다. 패션 또한 이제 이상 기후에 대응할 제품들이 우리의 일상에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시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파리,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로마 등 유럽의 도시를 돌며 시장조사를 했다. 그곳에서 틈새 시장을 겨냥해 라이프스타일과 기능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패션의 가능성을 보았다.

 

암스테르담은 운하와 자전거의 도시다. 비가 와도 자전거를 탈 정도로 일상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로드숍과 백화점에서는 패션과 기능을 결합한 브랜드들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1년 중 평균 277일 이상 비가 오는 도시의 기후 특성으로 패셔너블하면서도 기능을 더한 레인 웨어의 니즈가 충분했을 텐데, 이러한 브랜드들이 증가한 것은 최근 5~10년 사이다.

 

사진=마이움(Maium)

 

2017년 암스테르담에서 런칭한 마이움(Maium)이라는 브랜드는 재킷 측면의 지퍼를 활용해 바이크 판초로 변신이 가능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브랜드 이름은 암스테르담 방언으로 '비'라는 단어를 의미한다. 제품의 첫 테스트는 왓츠앱을 통해 지인들에게 반응을 조사하여 100점을 판매하면서 온라인숍으로 유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네덜란드 전역에 70개, 벨기에, 독일등 인근 국가 중심으로 15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움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재 선정, 생산, 그리고 제품을 착용하는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공급망 전체에서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을 브랜드의 사명으로 여긴다. 재킷 하나당 66개의 플라스틱 병을 녹여 제작되는데, 향후 5년 동안 연간 약 500만 개의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생산 공정은 지속 가능한 순환이 되도록 한다. 입다가 기증받은 재킷은 불우한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고, 판매할 수 없는 재킷은 망명 신청자 센터등에 제공하고 있다.

 

2012년 런칭해 레인 웨어에서 틈새시장을 찾아 현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잡은 덴마크의 레인즈(Rains)는 2022년 매출이 8,000만 유로(약 1,074억원)를 넘어서며 성장중이다.

 

3D 프린팅 '퍼퍼 부츠' / 사진=젤러펠트

 

불소가 함유되지 않은 고성능 환경친화 PU와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등 모든 상품이 환경에 최적화된 기능과 소재로 제작되고, 일, 출장, 여행 등 라이프스타일과 활동성을 고려한 패션성이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방수 기능이 기본이 되면서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백팩, 랩탑 케이스, 모자 등 액세서리 아이템들도 인기다.

 

이미 2020년 지속가능성 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코펜하겐 패션 위크에서 첫 캣워크 쇼를 개최한 이후 패션 입지를 강화 중이기도 하다. 2023년 1월 파리 패션위크에 진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테크 기업 젤러펠트와의 협업으로 3D프린팅 부츠를 선보였다. 신발의 90%는 공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발 전체는 각 레이어 사이의 이음새가 없는 일체형 디자인으로 마감되어 신발끈 없이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다.

 

무신사, W컨셉 등 현재 우리나라의 온라인 숍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파리의 생제르망의 로드숍을 비롯해 봉마르셰 등 유럽의 대형 백화점 그리고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베를린 등 주요 도시의 오프라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상승한 지구 평균 기온은 대부분 인간의 활동에 기인하여 우리 스스로가 큰 재앙을 자초하고 있다. 패션성과 기능성, 탄소 중립을 고려한 지속가능성은 이제 틈새시장 공략을 넘어 패션의 기본 요소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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