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3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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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의 ‘유럽서 전하는 패션 이야기’
최근 시장 조사차 런던과 베를린을 방문했다. 오프라인 패션 스토어의 변화한 모습 중 하나가 세컨 핸즈 오프라인 매장의 부상이다. 1년 만에 찾은 베를린의 세컨 핸즈 패션 스토어는 일상으로 보일 만큼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속 가능성과 비건, 컨셔스 패션 스타일이 오랫동안 삶의 방식의 핵심인 도시가 베를린이다.
경영 컨설팅 기업 PwC가 전 세계 25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의 56%가 중고 의류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1020 Z세대의 비율은 64%에 달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의류는 더 이상 버려지는 옷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놀이와 같은 경험이 되고 있다.
독일 소비자의 54%가 온라인을 통해 세컨 핸즈 패션을 구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소비자는 약 15%로 조사되었으나,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가 눈에 띄게 반영된 곳이 베를린이다.
베를린의 미떼에 위치한 세컨 핸즈 패션숍을 중심으로 변화된 특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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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 베를린 / 사진=이헤인 |
첫째, ‘대여 또는 구매(Rent or buy)’로 하나의 중고 의류 제품에 대여 또는 구매, 두 가지 조건 중 선택 가능한 쇼핑을 할 수 있다. 시도되어 왔지만, 쉽게 정착하지 못했던 공유경제의 도입이다.
미떼 뒷골목의 ‘Pool Berlin(풀 베를린)’은 “원하는 만큼 오래 입고, 언제든지 교환하라”는 모토로 2020년 오픈한 베를린 기반 세컨 핸즈 패션숍이다. 톰 브라운, 마르지엘라, 가니, 나누슈카, 프라이탁 등의 고급 중고 패션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대여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대여의 경우 월 구독제 시스템을 도입해 하나만 선택할 경우 9유로(약 12,000원), 마음껏 대여해 입을 수 있는 월 구독료 29유로(49,000원)과 49유로(69,000원)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프라이탁은 재활용 소재로 제작되었지만 풀(Pool) 매장을 통해 베를린에서 렌트어백(Rent-a-Bag)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순환 패션을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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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앤웨이트 / 사진=이혜인 |
두 번째, 압도적으로 많은 스타일을 진열하여 무게 단위로 세컨 핸즈 패션을 판매하는 ‘픽앤웨이트(Picknweight)’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베를린을 방문하기 2주 전 갔던 런던의 코벤트 가든의 중심에서 먼저 만났던 매장이었다.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해 함부르크, 쾰른, 뮌헨 등으로 확장되어 2019년 런던에 영국 최초의 매장을 오픈했다.
베를린 미떼의 근거리에서 같은 매장 두 곳이 운영 중이었는데, 두 곳 모두 2층 공간에 중고 의류, 액세서리, 슈즈, 책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종류의 상품을 구비하고 있었다. 소비자는 보물찾기하듯 쇼핑을 경험할 수 있고, 매장의 직원들은 모두 중고 패션 스타일링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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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피 / 사진=이혜인 |
셋째,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세컨 핸즈 패션의 오프라인 진출 시도다.
패스트 패션 H&M이 대주주인 온라인 중고플랫폼 셀피(Sellpy)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가 10월부터 12월까지 테스트 중이다. 소비자가 착용했던 의류와 액세서리를 가져오면 재판매를 위한 서비스와 함께 매장에서 셀피 커뮤니티를 위한 이벤트와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배송 박스를 활용한 VMD가 세컨 핸즈 패션 매장 특성을 잘 살렸다.
PwC는 독일의 세컨 핸즈 패션 시장 규모가 2022년 약 35억 유로(한화 4조 9,500억 원)에서 2025년 60억 유로(한화 8조 4,700억 원)로 3년 새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독일만의 현상은 아닐 것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의 실천은 순환 방식의 대여, 재활용에 대한 경험과 재발견 등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확산되어지고 있다. 이는 패션 기업들의 이익에 대한 관점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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