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장은 결과 아닌 과정…마르디메크르디, '멀티 IP 하우스'로"
서승완 피스피스스튜디오 대표

발행 2026년 09월 13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서승완 대표 /사진=권도이 기자 kdiphoto@apparelnew.co.kr

 

창작자 감각에 조직, 자금, 시스템 결합…매출 373억→1,179억

마르디 '앵커 브랜드' 육성…신규 라인·자회사·M&A로 '지속 성장'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마르디메크르디'를 전개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대표 박화목, 서승완)가 지난 6월 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최초의 상장이다.

 

2022년 말 서승완 대표 합류 이후 매출은 373억 원에서 지난해 1,179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상장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마르디메크르디' 중심의 단일 브랜드 기업에서 여러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육성하는 '멀티 IP 하우스'로 전환한다.

 

서 대표는 "마르디메크르디 하나에 의존하는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와 IP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키우는 기업이 돼야 한다. 상장은 마침표가 아니라 더 큰 미학적, 사업적 확장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와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인연은 투자자와 투자 기업으로 시작됐다. 그는 높은 성장률과 객단가, 재구매율 등 주요 지표를 통해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영에 참여한 뒤에는 하나의 그래픽을 완성하기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정하는 창작자의 집요함과 고객의 애정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발견했다.

 

그는 "회사에 들어와 보니 창작자의 고유한 리듬과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가 마르디메크르디의 진짜 자산이었다. 내 역할은 그 감각이 일회성 성공에 그치지 않도록 조직과 자금, 시스템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브랜드의 성장을 이끈 감각과 경험은 창업자에게 집중돼 있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조직의 역량으로 확장할 경영 기반이 필요해졌다. 서 대표는 합류 직후 조직을 재편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체계화했다. 창업자의 직관과 순발력에 의존하던 마케팅과 MD 등 주요 업무에 데이터를 접목하는 한편, 부문별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했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는 패션 기업 특유의 유연성과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예측 가능성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했다. 재무·회계와 내부 통제를 상장사 기준에 맞게 정비하면서도 브랜드의 창의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디자이너 브랜드도 재무와 회계, 거버넌스 측면에서 일반 상장사와 같은 기준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브랜드의 진정성을 지키는 일과 자본시장의 신뢰를 얻는 일은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장은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상품 기획과 디자인, 글로벌 비즈니스뿐 아니라 인사, 재무, IR 인력을 확충하며 소수 인력이 여러 업무를 맡던 조직에서 부문별 전문가가 협업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서 대표는 "상장은 자금 조달뿐 아니라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이 장기적으로 역량을 펼칠 조직과 인프라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상장 후에는 '마르디메크르디'의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신규 라인과 자회사를 육성하고, 유망 브랜드 인수를 통해 IP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마르디메크르디'는 플라워 그래픽에 집중된 이미지를 넓히고 고유의 감도와 디자인 정체성을 강화해,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클래식 브랜드로 정착시킨다. 이를 위해 글로벌 헤리티지 디자이너와의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브랜드 초기 감성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신규 라인을 런칭해 상품과 매출 구성을 다변화한다. '헬로선라이즈'와 '베이컨트 아카이브' 등 산하 브랜드의 성장에도 속도를 낸다. 사업 영역은 패션에서 고객의 일상과 맞닿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힌다.

 

글로벌 사업은 국가별 시장 환경에 맞춰 전개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고, 일본과 중국에서는 본사가 직접 사업을 펼친다.

 

중국에서는 가품 확산에 대응해 중화권 유통권을 회수하고 현지 법인을 설립했는데, 직진출 첫 달인 지난 6월 티몰과 더우인, 샤오홍슈에서 합산 25억 원의 거래액을 올렸다. 상하이 안푸루에는 이르면 연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국내에서는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외국인 방문이 많은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직영 접점을 확대한다. 이달 17일에는 성수점을 오픈한다.

 

서 대표는 "매출을 빠르게 키우는 것보다 브랜드가 어떤 가격과 공간, 방식으로 고객을 만나는지를 통제하는 일이 중요하다. 할인과 유통망 확대로 만든 매출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짚었다.

 

상장 후 가장 경계하는 것도 단기 실적에 대한 조급함이다. 과도한 할인과 무리한 유통 확대가 팬들의 신뢰와 브랜드의 희소성을 훼손할 수 있어서다. 경영 판단의 기준은 '5년 뒤에도 브랜드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인가'다.

 

그는 "상장사는 매 분기 결과를 증명해야 하지만 단기 실적을 위해 브랜드가 쌓아온 가치를 소모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결정이 5년, 10년 뒤에도 마르디메크르디에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본다"고 밝혔다.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한다. 최근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데 이어,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패션을 자본시장의 '넥스트 뷰티'로 바라본다. K뷰티에 이어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이 산업적 가치로 평가받을 시점이 왔다는 판단이다.

 

그는 "스몰 브랜드로 출발했더라도 고유한 IP와 감도로 자본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상장이 패션 업계에 투자 자금이 유입되는 선순환의 계기가 되고, 독자적인 성장에 도전하는 후배 브랜드들에게도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