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 2025년 07월 13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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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한국 패션이 하나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
일본 2030 여성 절반 이상이 K패션 ‘핫하다’ 인식
유니크한 디자인, 품질,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침투
이커머스와 SNS 통한 콘텐츠 마케팅 능력도 강점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국내 영 패션 브랜드들의 일본 진출이 거세지고 있다.
마르디메크르디, 마뗑킴, 디스이즈네버댓 등 일본에서 소기의 성과를 올린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했고, 무신사, 현대백화점 등이 K패션을 알리는 중개 역할을 자처하며 일본 진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덕분이다.
‘마르디메크르디’는 직진출 첫해인 지난해 150억 원을,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50% 증가한 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디스이즈네버댓’은 지난해 130억 원을, 올해 200억 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한다.
일본에서 K패션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본 패션 대형사 바로크 재팬의 후카사와 아키히토 부사장은 “과거에는 K팝, 드라마의 인기로 한국 연예인의 스타일링을 따라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K패션 브랜드 자체에 대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고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일본 패션 플랫폼 ‘누구’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20대 여성의 59.3%, 30대 여성의 42.9%가 한국 패션 스타일을 참고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카시와기 마타히로 비츠 대표는 “한국 문화 전반이 일본 젊은 세대에게 핫하다. 일본에서 한국 패션은 이제 하나의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확립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MZ세대가 K패션에서 느끼는 매력 요소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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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디자인과 좋은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 즉 가성비다. 일본 패션 시장은 2017년 9조2,000억 엔이던 규모가 2020년 팬데믹 기간에 7조5,000억 엔으로 축소됐는데, 이때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가 시장이 크게 하락했다. 시장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데, 중가 로컬 영캐주얼 브랜드의 파워가 예년 같지 않고 톡톡 튀는 신규 브랜드도 부재한 틈새를 K패션이 파고들고 있다.
일본 패션업계 전문가들이 꼽는 또 하나의 요소는 비주얼 마케팅이다.
TSI홀딩스 EC스트래티지 대표를 역임했던 카시와기 비츠 대표는 “한국의 EC 사이트 구성과 상세 페이지 조합이 일본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자극을 주었다. 특히 ‘스타일난다’처럼 세계관을 통일한 비주얼 콘텐츠와 SNS 표현 방식이 일본 EC에 큰 영향을 미쳤다. ‘누구’도 일본 인플루언서를 활용하여 한국식으로 콘텐츠를 표현하는 것이 일본 유저들에게 잘 통한다고 언급한다”고 말했다.
후카사와 바로크재팬 부사장은 “SNS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를 잘 표현해 일반 유저들이 브랜드의 느낌과 감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라고 요즘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K패션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꼽았다.
이처럼 일본 업계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는 SNS 콘텐츠 촬영, 확산 방법 등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데, 현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은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SNS 마케팅은 광고 같은 느낌이 아닌 각 브랜드에 맞는 ‘터치 포인트’를 만들어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즉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다.
또 일본은 매장 판매 직원들을 통한 홍보 효과가 상당히 높은데, 샵마스터가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패션 시장 안착을 위해서 무엇보다 오프라인 사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패션 분야 온라인 침투율은 2020년 19%, 2021년 21%, 2022년 22%로 매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 MZ세대가 패션 브랜드를 인지하는 경로는 인스타그램, 엑스, 유튜브 등 SNS 채널인데, 흥미롭게도 구매는 매장에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통상 일본 온라인 기반 브랜드는 연간 매출로 10억 엔이 넘으면 매장을 열기 시작한다.
후카사와 바로크재팬 부사장은 “일본인들은 매장에서 직접 옷을 입어보고 사이즈를 확인하는 등 여러 시도 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냄새를 맡거나 소재를 꼼꼼히 확인하는 민감한 소비자도 많다. 따라서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전개하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 채널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아 브랜드 특성에 맞는 최적의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시와기 비츠 대표는 “일본은 모리빌딩, 미쓰이 부동산, 도큐부동산 등 대형 부동산 회사가 대부분의 대규모 상업시설을 소유하고 있어 개별 브랜드가 직접 협상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현지에 탄탄한 사업체가 없다면 유능한 파트너사를 통해 매장을 개설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버블 붕괴도, 코로나도 이겨낸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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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리뉴얼 오픈한 타바야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
편집숍 업태 확립 이후 온라인·체인화 혁신 이어가
시대 변화 따른 사업 다각화, 작년 매출 1,509억 엔
일본 패션 시장은 한국보다 더 빠르게 성숙한 시장인데, 그만큼 굴곡도 많이 겪었다. 1990년 15조 엔 규모로 최고점을 찍은 후 버블 경제 붕괴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9조 엔대 규모로 축소됐다.
시장 축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버블 붕괴, 생산 인구 감소, 그리고 소비자 지출이 음식, 여행, 체험 등 다양한 분야로 변화한 점이 꼽힌다.
이 같은 흐름에서 굳건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셀렉트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의 성장 스토리는 인상적이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일본 패션 산업이 활황을 누리던 1989년 런칭됐다.
타나카 카즈야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CBO/CFO는 “창업 당시 일본에는 수입 숍은 있었으나, 셀렉트숍은 존재 자체가 미미했던 상황으로, 유나이티드 애로우즈가 이 업태를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역 근처 빌딩 출점 문화도 선도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가 1999년 루미네 백화점과 같은 역 근처 빌딩에 입점하자, 역 빌딩이 패션 쇼핑의 중심지로 변모하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 시장에도 선두주자로 뛰어들었다. 1998년 개설된 패션 버티컬 플랫폼 조조타운이 브랜드 대상으로 입점 사업을 벌였지만, 당시 반응은 매우 저조했다. 이때만 해도 일본 기업들은 자사몰조차 운영하지 않을 만큼 온라인 사업에 닫혀있었는데, 유나이티드 애로우즈가 2005년 조조타운에 입점하여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자 물꼬가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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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트숍 체인화에서도 가장 먼저 앞서갔다. 과거 소규모로 운영되던 셀렉트숍 모델을 극복하고, 12개 점에서 시작해 현재 322개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대표 브랜드는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외 3개의 셀렉트숍과 33개의 PB를 전개하고 있다. 매장들은 다양한 콘셉트로 운영되며, 특히 ‘H 뷰티앤유스’ 매장은 주얼리, 슈즈, 가방, 액세서리, 화장품, 중고 의류, 아트 갤러리 등 폭넓은 콘셉트를 포괄한다.
H 뷰티앤유스는 매출의 40% 이상이 외국인 방문객을 통해 발생할 정도로 인바운드 비중이 높다. 지난 4월에는 하라주쿠의 매장을 ‘타바야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로 이름을 바꾸고 일본 문화를 중심으로 미식을 전달하는 스타일 스토어로 재정비했다.
이처럼 시대 변화에 따른 사업 다각화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24년 회계연도(2024.2 ~ 2025.1) 연간 매출액은 1,509억 엔에 달했다.
한국 브랜드도 유통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지난 2월부터 ‘오소이’를, 4월부터 ‘나이스웨더’를 일본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타나카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CBO/CFO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와 연계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한국 공예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에 소개한 바 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