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2년 11월 23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사진=게티이미지 |
추위 늦어지면서 수요 예측 어려워
크게 오른 ‘구스’ 가격은 요지부동
11월 말 원료 오더 작년 절반 수준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내년 다운(down) 원료 발주를 앞두고 패션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통상 11월 말이면 당 시즌 다운 제품에 대한 판매량 예측이 가능한 시점으로 내년 주문량도 어느 정도 결정이 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 11월 말까지도 낮 기온이 20도에 육박하면서 다운 제품 소진이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가늠이 어려운 상태.
다운을 가장 많이 소진하는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브랜드가 11월 들어 두 자릿수 이상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 시기 핵심 아이템인 다운 판매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아웃도어 상품기획 관계자는 “다운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내년 수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12월 초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주원, 다음앤큐큐 등 주요 다운 공급업체들에 따르면 작년에는 11월 말, 12월 초 70% 이상 오더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절반도 채 안 된다. 대형사 위주로만 11월 말부터 오더가 이뤄지고 있고, 중소형 업체들은 움직임이 없다.
다운 원료 가격은 9~10월과 비교해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11월 들어서는 요지부동이다. 통상 발주 시점에서 오더를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인데, 중국 등 원료상들이 쉽게 낮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
반면 구스(goose) 가격은 크게 올랐던 작년 가격선이 유지되고 있다. 덕(duck)만 7~8%가량 떨어졌다. 11월 말 현재 구스는 그레이8020 기준 kg당 60달러 중후반대, 덕은 그레이 8020 기준 kg당 30달러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원웅주 다음앤큐큐 팀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까지 거위 고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지만, 거위 털 사용량은 줄지 않았다. 때문에 원료상들은 12월, 1월까지 수요를 감안해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덕은 올해 초 40달러 초반에서 9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가격이 소폭 내려가면서 30달러 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11월 들어서는 큰 움직임은 없다.
일각에서는 덕 다운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구스와 덕 다운의 가격 차이가 30달러까지 벌어졌다는 점에서 덕 수요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이 크다.
통상 구스와 덕 다운의 가격 차이가 좁아지면 구스로, 벌어지면 덕으로 수요가 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