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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리테일 판매 0.4% 상승에도 의류 –0.3%로 뒷걸음

의류 소비자 최대 관심사는 ‘어포더빌리티(가격 적정성)’

글로벌 의류 시장 경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시장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4월 미국 리테일 판매는 전월부터 0.4% 상승해 2개월 연속 하락에서 모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의류/액세서리 판매는 오히려 -0.3%로 내리막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서는 -4%다.

특히 주목되는 현상은 이 같은 판매 부진이 주요 의류 리테일러들의 대규모 할인 판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CNBC는 미국의 대형 의류 리테일러들이 지속적인 할인 판매 강행으로 마진 폭이 크게 축소되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 배경을 좀 더 살펴보면 최근 FY가 세계 27개국 2만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싱품 구입 시 소비자 심리 조사(FY’s Future Cosumer Index)에서, 응답자의 35%가 최대 관심사로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를 꼽았다.

최신 트렌드나 브랜드 로열티, 혹은 상품의 지속 가능성 등에 우선해 적정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이른바 ‘합리적 가격’의 상품을 가장 선호하는 것이다. 어포더빌리티 선호도는 지난해 10월 조사에 비해 무려 10% 포인트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 늘어난 가계 부채 등의 파급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긴축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렇지 않아도 과잉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한 할인 마케팅이 불가피했던 리테일러들이 쇼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객들을 계속 유치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 CNBC 분석이다.

이 매체는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들의 할인 상품 구매 습관도 종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이벤트 쇼핑을 할 때 장바구니에 몇 가지 품목을 추가해 정가 구입했을 때와 동일한 구매 지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나 지금은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최근 보고서는 의류, 신발 등의 지난 4월 할인 판촉이 17% 증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2% 포인트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바바나리퍼블릭,  , 갭그룹, 스케쳐스, 아메리칸 이글스, 랄프 로렌, 더 칠더런스 플레이스, 언더 아머, 빅토리아 시크릿, 나이키, 어반 아웃 피터스, 메이시스 등의 대형 리테일러들이 마진 축소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대형 의류 리테일러들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혼란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었지만 최근 상황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 판매 의존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리테일러들이 항공 운송비의 하락 등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순풍으로 인한 코스트 다운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할인 판매 강행에 따른 마진 폭 축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의류, 신발 판매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의류 리테일러들이 의류, 소비 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능력과 의지가 약해졌다는 것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UBS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