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산에서 밀리고 베트남서 치이는 국내 업체들
제3국 이동 시에도 원부자재 소싱 대부분 중국 의존
“나라별 밸런스 갖추고,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야”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코로나 당시, 국내 업계는 코로나만 종식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 국내 패션 업체들의 주요 생산기지에서 위기의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은 미주 물량이 팬데믹 이전으로 완벽한 회복세를 찾았고, 중국발 대물량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국내 업체들의 설 곳이 점점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복, 남성복의 주 생산처인 중국은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젊고 숙련된 실력자를 보유한 고 퀄리티의 공장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향후 10년이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패션 제조에서 ‘생산’은 중요한 과제다. 효율적인 생산 인프라가 담보되어야만 원가 절감, 품질 향상 등이 가능해진다.
본지는 생산 및 소싱 사업을 전개하는 OEM 및 프로모션 사, 베트남 현지 공장 관계자에게 현재 상황과 전망을 직접 듣고, 우리가 장기적 안목에서 준비해야 할 대책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많은 패션업체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업 명과 응답자는 이니셜과 익명으로 표기했다.
Y업체는 중국과 베트남을 기반으로 여성복, 캐주얼, 골프 등 다양한 복종의 임가공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D사는 중국을 기반으로 25년간 고품질의 여성복 OEM 사업을 전개 중이다. N사는 베트남 현지 업체로 해외브랜드 OEM 원단 제조업을 하고 있다.
 |
| 사진=베트남 의류 생산공장 |
“베트남 비수기 생산, 중국 생산처 확보 동시에”
- 프로모션 업체 Y사 생산팀 이사
팬데믹 이후 베트남 생산 현장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다.
작년 초부터 중국 물량이 늘기 시작한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미주나 유럽 물량이 쏟아지면서 호치민, 하노이 등 주요 도시 내 생산 공장들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베트남 의류 생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주 오더의 경우 코로나 이전 수준의 70~80%까지 늘어났다.
팬데믹 기간 상당한 공장들이 문을 닫았던 것을 고려할 때 풀 케파로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중국의 물량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인데, 미주 물량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작년부터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한국보다 10~20% 높게 인건비를 제시하고 있어 공장들 역시 한국보다는 중국 물량을 우선시하는 움직임이다.
또 중국 내 인건비 상승으로 베트남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거나, 코로나 기간 문 닫은 베트남 공장을 인수하는 중국 기업도 늘어나면서 베트남 내 중국 물량은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베트남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주, 중국 오더를 피한 비수기 생산을 노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발 빠른 기획 및 생산 투입이 필요하다. 물량에 대한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다.
동시에 중국 내 생산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베트남의 대체 국가가 있지만, 대형 기업 외 중소기업들은 품질 관리, 납기 등의 위험 요소가 큰 곳이다.
인건비, 관세 등의 부담은 있지만, 원부자재 조달이나 장기적 관세 인하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생산의 경쟁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고품질 브랜드 중국 떠나기 힘들어, 파트너사와 협력 중요”
- 여성복 OEM 업체 D사 대표
중국 생산 환경은 향후 10년 후면 국내와 비슷한 상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퀄리티 높은 의류 제조 공장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하는 공장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이러한 움직임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5년 사이에는 상당수가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원부자재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급하고 있고, 물류 환경 등을 고려하면 중국보다 리드 타임이 길다. 일반적으로 납기까지 최소 3~4개월이 소요되며, 선 기획 물량은 최대 6개월까지 보고 투입하고 있다.
스포츠, 캐주얼웨어 제품 생산에서는 베트남이 적합하지만, 여성복이나 남성복 등 고 퀄리티 제품 생산에서는 아직은 중국의 경쟁력이 높다. 베트남 인건비가 낮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손맛을 따라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리드 타임이 짧게는 30~40일에서 2~3개월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만큼 근접 기획이 가능하며 좋은 품질의 의류를 완성할 수 있다.
문제는 앞서 말한 퀄리티 높은 공장 수의 감소와 함께 근로자들의 고령화, 인건비 상승이 향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10~20대 젊은 근로자들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40~50대가 중심이다. 생산력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더욱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봉제에 발을 들이는 젊은 층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향후 10년이면 생산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여기에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가 현재보다 20~30%가 오르게 되면 원가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향후 흐름을 고려해, 중국 현지 공장 등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품질 안정과 납기 등이 중요한 중고가 이상의 브랜드라면, 파트너사를 잘 선별하고, 현명하게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베트남으로 몰려오는 중국 공장들, 문제는 원부자재 소싱”
- 베트남 생산 공장 N사 대표
최근 베트남 생산 현장에서는 脫 중국이 화두다.
중국은 경제 발전과 함께 근로자들의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제조업에 종사하는 젊은 인력이 줄고 있어 젊고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생산 공정에서의 비용 상승에 따른 공장 폐쇄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서 공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으며, 무리하게 검증되지 않은 곳에 맡겼다가 품질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물량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사례도 많다.
베트남 역시 인건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중국에 비하면 아직은 경쟁력이 높은 곳이다.
문제는 원부자재 소싱이다. 아직은 베트남 내에서는 원부자재 소싱이 어렵다.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수급하고 있다. 때문에 리드 타임은 길어지고, 원부자재 품질에 대한 리스크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당사는 베트남 내에서 원부자재 소싱이 가능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빠른 리드 타임과 원부자재 퀄리티에 대한 안정화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내에서는 원단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방면에서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부자재의 경우에는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꾸준한 투자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