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시니어 콘텐츠·커머스 스타트업 ‘더 뉴 그레이‘ |
65세 이상, 전체의 20% 넘어서…7년 만의 초고속 진입
국내 실버 산업 규모 2030년 168조 원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한국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달 24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 명으로 전체 인구 수(5122만 명)의 20%를 넘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을 때 초고령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17년 고령 사회 진입 후 7년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 진입국이 됐다. 일본, 독일, 프랑스는 각각 10년, 36년, 39년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 구조는 유소년 10.6%(14세 이하), 생산 가능 인구 70.2%(15~64세), 고령 인구 19.2%(65세 이상)로 분석했다. 2050년에는 유소년 인구 8%, 생산가능 인구 51.9%, 고령 인구 40.1%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기대 수명(83.5살)은 늘어나지만 전 세계에서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 마카오(0.66), 홍콩(0.72) 다음인데, 두 나라가 소형 도시국가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실버 산업이 2030년 168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패션 업계가 흘려 들을 순 없는 이야기지만, 업계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시니어 세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시니어 고객으로 분류되는 세대는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년~1974년생)다. 50대부터 70대까지로,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부터 은퇴를 시작했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는 각각 705만 명, 95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각각 14.5%, 18.6%를 차지한다.
 |
| 로에베 프리 컬렉션 캠페인에 등장한 88세 배우 데임 매기 스미스 |
60세 이상, 국내 순자산의 40% 보유
꾸미고, 놀고, 관리할 줄 아는 ‘욜드족’
이들의 경제력 역시 주목된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가구주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 규모는 2023년 기준 3890조원으로, 2015년 대비 133% 늘었다. 국내 전체 순자산 중 40%에 육박한다.
경제력을 갖춘 뉴 시니어층은 ‘욜드족’이라 불리며 과거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 중이다. 욜드족은 영(young)과 올드(old)가 합쳐진 말로 젊게 사는 시니어를 뜻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활발한 사회 활동과 여가, 소비를 즐기며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꾸미는 데 열정적이고, 온라인 이용에도 능숙하다.
그중에서도 1960년대생인 N86세대(54~64세)가 시니어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변화는 더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N86세대는 인구의 17%를 차지하며, 교육 수준이 높아지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세대다. 영화·음악·스포츠 등 문화·여가 생활을 본격적으로 향유하기 시작한 세대기도 하다.
과기부의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0대와 70대는 각각 87.2%, 77.1%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한다. 온라인 쇼핑 이용률은 42%, 14.7%로 인터넷 쇼핑 품목 상위 5개 중 의류·신발·액세서리 등이 순위에 들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24 액티브 시니어 소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조사자 2천 명 중 응답자의 96.9%가 여행이나 취미생활 관련 소비에 적극적이라고 답했다. 패션·잡화(52.8%)를 살 것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문화, 여가는 물론 디지털도 적극적으로 향유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은 해결 과제
이 같은 변화에 최근 새로운 풍경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크 골프가 있다. 파크 골프는 1983년 일본에서 시작된 스포츠다. 한 홀의 길이가 100m 이하로 평균 300m 이상인 일반 골프보다 짧으며, 나무 재질의 1개 클럽으로 경기를 한다. 경기장은 주로 도시공원이나 체육공원 등에 조성돼 있어 이용이 쉽고 비용도 저렴해 시니어층이 접근성이 좋다.
일본에서는 3대가 즐기는 스포츠로 1천만 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국내는 지난 2004년 도입돼, 3년 사이 골프장 수와 회원이 빠르게 증가 중이다. 파크 골프장 수와 회원 수는 각각 2020년 254개, 4만5478명에서 2023년 398개, 14만2664명이 됐다.
온라인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쇼핑몰 퀸잇의 월간 사용자 수는 138만 명으로 40~50대 비중이 80%를 차지한다. 40~50대가 주요 고객이지만, 60~70대 고객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이외 많은 업체들이 중장년 모델·인플루언서를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난관도 많다. 통상적으로 시니어층은 패션보다는 여가·건강 등이 가장 큰 관심사로 꼽혀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점은 시니어를 강조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안하는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드해 보이지 않지만, 또 너무 어려보이지 않는 균형 있는 상품과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보다 3배 높은 수치로, 이 시장은 커다란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
| 홍대 상권 |
가두점은 사양 산업? 새로운 화두 부상한 ‘점주 노후화’
젊은층 유입 없이 평균 연령대 높아져
인동에프엔, 신원 등 대안 찾기 중
점주 노후화가 패션 업계의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30~40대 젊은 층이 대리점주로 유입되지 않고, 점주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리점주의 고령화는 국내 가두 대리점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가두대리점 산업이 활황을 구가했던 2000년대 초까지, 광역도시 핵심 상권에는 젊은 기업형 대리점주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가두 유통 역시 저성장에 진입, 주요 상권의 대형 매장을 본사 직영점들이 차지하면서, 이제는 기업형 대리점주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생활밀착형 상권에 매장을 주로 운영하는 여성복 대리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매장 단위당 매출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점주 층이 유입되지 않아, 기존 점주들을 두고, 각 브랜드의 영업부가 뺐고 뺏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점주의 기능과 역할이 발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리점주의 전문성이 향상되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전무하고, ‘소작농’으로 보는 본사의 인식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점주는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는 당사자다. 지방 매장의 경우 점주의 역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좁은 상권에서 단골을 만들고 락인하는 역할을 점주가 하기 때문이다.
인동에프엔은 은퇴하는 숍 매니저를 가두 대리점주로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11월 천호점과 방배점을 열었다. 천호점 점주는 롯데 본점 ‘쉬즈미스’ 매장 등 18년간 인동과 함께했다. 인동은 향후 서울권에 이어 경기권까지 이 지원 정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신원은 롯데 마산점이 폐점하자, 그곳에 입점해 있던 ‘베스띠벨리’ 매장의 매니저를 점장으로 고용하고, 인근에 직영점을 냈다. 현재까지 매출은 전체 톱 수준이다. 점주 노후화를 고민해 온 신원은 향후 핵심 거점에 이러한 방식의 직영점을 늘려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