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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수출 시장 ‘퍼펙트 스톰’ 경계령
리테일러 실적 부진에 오더량 줄고 가격 덤핑 심화

발행 2017년 01월 04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국내 의류 수출 벤더들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해외 생산기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오더는 제자리걸음에 가격 푸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익률 저하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 세일즈 실적 부진에 빠진 바이어들은 딜리버리 연장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국내 수출 벤더들의 주 거래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폐기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그나마 한풀의 희망과도 같았던 강(强)달러 흐름도 유지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수출 벤더들의 채산성 악화가 크게 우려된다.


그 동안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의 수출 사들은 동남아, 중남미 등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경쟁력 높은 생산성을 구축해 왔다.


이들은 매년 2억 달러 내외씩 매출규모를 늘려오며 세계적인 벤더로 자리를 잡았다. 2015년 기준 세아상역은 계열사를 포함 2조원을 넘어섰고, 한세실업은 1조5865억원, 한솔섬유는 1조 240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성장세는 주춤하다. 월마트나 타겟, 콜스, 제이씨페니, 갭 등 주요 거래처들의 실적이 주춤하면서 오더량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규 거래처 확보나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시장의 확대다. 美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아마존 등 온라인 업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오프라인 유통이 받는 타격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최근 미국 유통업계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지난해 8월부터 728개 점포 중 100개점을 폐점한다는 계획 하에 차례로 문을 닫고 있으며, 앞서 연초 ‘월마트’는 전 세계 269개 매장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오프라인 점포의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비효율 점포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도 주요 유통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어들의 실적 부진은 고스란히 협력업체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 체인 콜스(kohl’s)는 재고가 많다는 이유로 오더를 취소하거나 납기 연장을 요청했고, 월마트는 올 봄ㆍ여름 상품의 납기 연장을 요구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월마트, 제이씨페니, 콜스 등 다수의 리테일러들이 실적 부진으로 납기 연장이나 납품 가격 인하에 대한 요청이 많아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TPP 폐기에 대한 파장도 크다. 김기명 세아글로벌 대표는 “TPP에 따른 미국, 베트남 간 관세 폐지를 기대한 업체들은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TPP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투자 대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연안지역 12개국 간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혔던 만큼 TPP 폐기로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14달러에서 166달러로 7.4% 인상된 것도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수출 벤더들의 베트남 투자는 상당하다.


한세실업은 운영 중인 해외 법인 가운데 베트남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15년 기준 절반에 달한다. 2001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 2015년 말까지 니트 176개, 우븐 80개 등 총 256개 라인을 개설했고 17,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수출량만 1억장 이상이다. 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2012년 말에는 염색 공장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고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한솔실업 역시 6개 봉제 및 염색, 프린팅, 가먼트다잉 등 풀 버티칼 오퍼레이션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핵심으로 베트남을 꼽고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세아상역도 170여개의 니트 라인과 60여개의 우븐 라인을 운영 중으로 아이티 다음 가장 많은 생산라인을 투자한 곳이다.


해외 기업들 중에서는 베트남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곳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의 의류 메이커 Eclat Textile, 신발 제조업체 Pou Chen과 Feng Tay Enterprises 등은 이미 베트남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미국, 베트남의 양자간 무역 협정을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수출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반대는 것은 다자간 무역 협정이지, 양자 간 협정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중국과의 견제를 위해서도 베트남과의 무역 협정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특히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폐수 등의 문제가 되는 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탈 중국화를 시작한 업체들이 늘고 있고, 상당수가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에 연간 8억 달러 규모의 의류를 납품하는 빅 서플라이 업체도 최근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동안 성장의 발판이 됐던 박리다매식 비즈니스의 비중을 줄이고 하이엔드나 액티브웨어 개발 등 상품 디벨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액티브웨어에 대한 개발을 확대해 온 영원무역의 경우 최근 몇 년 꾸준한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올 3분기 역시 매출은 11%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10% 가까이 유지하면서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세아, 한세, 한솔 등 빅3 벤더들도 하이엔드나 액티브웨어에 대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김기명 대표는 “향후 리테일러들의 바잉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다. 상품 디벨롭에 대한 투자 확대는 물론 아이템 포션의 밸런스 유지도 중요한 과제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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