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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랑방 ‘풍전등화’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 퇴출 후 명성 급속히 쇠락

발행 2018년 01월 02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대주주 쇼랑 왕 증자 약속 안 지켜 자금난 심각

 

130년 역사의 프랑스 명품 하우스 랑방(Lanvin)이 심각한 경영난에 몰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대주주인 대만의 여성 사업가 쇼랑 왕이 지난해 11월 연내에 신규 자금 투입을 다짐했지만 수차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무기 연기되면서 종업원들에 대한 임금 지불 차질 등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더해 니콜라스 드루즈(Nicolas Druz) 랑방 전무이사는 증자와는 관련 없이 오는 3월 말까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혀 자금 투입 계획도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명품 하우스들이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겪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원인을 알기 위해 한동안 잘나가던 랑방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알아보면 지난 2016년 매출은 전년보다 23% 줄어든 1억6,200만 유로(2,078억 원), 순손실이 1,830만 유로(235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더욱 줄어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당장 자금 수혈이 안 되면 지탱이 어렵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얘기다.


화장품 메이커 로레알그룹에서 별로 빛을 못 보던 랑방은 2001년 대만의 여성 사업가 쇼랑 왕이 지분 75%를 인수하며 매각됐다. 그녀는 인수와 더불어 당시 입생로랑에서 물러난 알버 엘바즈(Alber Elbaz)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쇼랑 왕과 알버 엘바즈는 최고의 파트너라는 패션계의 찬사를 받으며 승승장구.


특히 쇼랑 왕은 대만 국적이지만 뿌리가 중국임을 강조하며 중국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아 2015년 무렵에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30~40%나 늘어나는 실적을 올렸다.


당시 중국 정부의 부패 추방 캠페인으로 다른 명품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서도 랑방은 이례적인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알버 엘바즈 컬렉션의 인기 덕분이었다.


하지만 쇼랑 왕은 그해 말에 알버 엘바즈를 전격적으로 내쳤다.


그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앞서 전 니나리치 CEO 경력의 폴 드네브(Paul Deneve)도 2009년 의견 충돌로 랑방을 떠나는 불상사가 있었다.


결국 그녀의 제왕적 경영 스타일이 훌륭한 인재들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그 여파로 랑방 브랜드 이미지마저 크게 손상시키는 결과를 자초했다는 것이 패션계의 평가다.


알버 엘바즈가 떠난 후 쇼랑 왕은 부크라 자라, 올리비에 라피두스 등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했지만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한 채 한번 등을 돌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경영 풍토에서라면 새로운 자금 수혈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앞날을 밝게만 볼 수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패션 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성공을 원한다면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분위기가 아쉽다는 얘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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