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3%, 순익 54% 증가로 시총 1000억 유로 돌파
비효율 소형 매장 17% 줄이고, 고효율의 94개 점포 대형화
엔트리 가격 인상, 나라별 다른 가격 전략으로 ‘고품질’ 강조
세계 1위 패스트 패션 ‘자라’의 인디텍스의 4월 말 마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3% 늘어난 73억 유로(81억 달러), 순익은 54% 늘어난 12억 유로(12억 8,000만 달러)로 발표됐다. 봄, 여름 컬렉션 판매가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1월 말 마감의 지난 회계 연도 매출이 17.5% 증가의 326억 유로, 순익 27% 증가의 41억 유로와 비교하면,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면서 순익은 두 배 껑충 뛴 것이다.
LVMH 등 명품 업계가 3월 말 분기 결산 이후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인디텍스 실적은 단연 돋보인다. 패스트 패션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비난받으면서 오래전부터 사양 산업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인디텍스의 지속적인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인디텍스는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패션 프로포지션, 고객 경험 지향, 지속 가능성 추구를 꼽는다.
인디텍스의 한 관계자는 “우리 팀은 창의성과 비즈니스 모델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시즌 내 근접 소싱과 함께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실적 분석을 통해 인디텍스의 성공 요체로 매장 대형화를 꼽았다. 실적이 좋지 않은 소형 매장들을 줄이는 대신 런던 웨스트 필드 스트리트포드, 파리 루에 드 리볼리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총 94개 매장을 대형화해, 실적이 좋지 않은 인근 소형 매장들을 흡수하며 유통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또 인디텍스가 2019년 철수한 러시아 505개 매장을 제외하고도 전체 매장의 17%를 줄였다고 소개했다.
인디텍스의 매장 대형화는 스포츠웨어 세계 1위 나이키의 매장 대형화와 DTC 강화, 럭셔리 상품 추구와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사세 확장과 고객 체험의 마케팅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하는 것이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나이키의 경우 과잉 재고의 덫에 걸려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인디텍스는 인근 포르투갈, 모로코, 튀르키예 등 근접 소싱으로 트렌디 제품의 신속 조달과 적정 재고 관리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런데 매장 대형화가 인디텍스 수익 증가의 유일한 이유일까. 오히려 투자 패션 애널리스트들은 차별화된 상품과 가격 전략에서 성공 요인을 찾고 있다.
인디텍스가 경쟁사 H&M과는 대조적으로 품질 고급화를 앞세워 가격 인상을 단행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중요한 것은 지역별, 나라별 가격 차별화 전략이 절묘하다는 것이다.
최근 캐나다 최대 투자은행 RBC는 ‘자라’ 의류 40개 아이템에 대한 가격 분석을 통해 미국, 멕시코, 중동 국가들의 상품 가격이 스페인이나 유럽 남부 지역 가격에 비해 최소 60% 이상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예를 들어 매장 수에서 ‘자라’의 9위 시장인 사우디아리비아의 경우 하이웨이스트 바지 가격이 199 사우디 리알(49.93 유로)인데 비해 스페인, 포르투갈은 25.95 유로로 조사됐다. 바지 가격은 걸프 지역에서는 스페인보다 71~9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별 소득 수준과 경제 상황, 소비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상품 가격을 정교하게 조정하며, 마진 폭을 극대화한 것으로 설명된다.
이와는 별개로 스위스 크래딧의 애널리스트 시몬 어원은 ‘자라’가 저가 판매로 돌풍을 일으키는 중국 온라인 패션 ‘쉬인’에 대응해, 지난해 가을부터 엔트리 라벨 제품의 진입 가격을 평균 20% 인상, 경쟁사와 품질이 다르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같은 기간 중고가 제품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디텍스의 1분기 순익 54% 증가는 기간 중 매출 13% 증가의 76억 유로에 비해 총이익(Gross Margin)이 14% 증가한 46억 유로에 이른 결과다. 재고 상품 전체 판매액에서 매출 원가를 뺀 매출 총이익이 무려 60.5%에 달한 것으로 발표됐다.
투자자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은 인디텍스의 가격 차별화와 고가 전략이 소비자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2분기에도 통할 수 있을지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인디텍스는 낙관적이다. 지난 5월 초부터 6월 4일까지 매출 증가율이 16%에 달했다고 예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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