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첫 관문 'GB 테스트'…상품 기획 단계부터 챙겨야

발행 2026년 08월 23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AI 생성 이미지

 

의류 안전부터 혼용률, 라벨링까지 중국 기준 적용

'표시 오류' 부적합 빈번…제품 생산 전 관리 핵심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패션 브랜드가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 중 하나가 ‘GB 테스트’다.

 

GB는 중국 국가표준인 '궈자뱌오준(Guó Jiā Biāo Zhǔn, 国家标准)'의 약칭으로, 중국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 등을 관리하기 위한 표준 체계다. 의류는 기본적인 안전 기준부터 품목별 품질과 표시 사항까지 폭넓게 관리된다.

 

국내에서는 GB를 KC 시험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적용 범위와 시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KC 시험을 통과한 제품이라도 중국 내수 판매를 위해서는 현지 기준에 맞춘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의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강제성 안전표준은 'GB 18401'이다. 제품을 용도에 따라 A류(유아용), B류(피부 직접 접촉), C류(피부 비접촉)로 나눠 폼알데하이드, pH, 염색견뢰도, 냄새, 아릴아민 등의 안전 항목을 관리한다.

 

이와 함께 표시사항을 규정하는 GB 5296.4, 섬유 조성과 혼용률을 다루는 GB/T 29862, 섬유 명칭 관련 기준 GB/T 4146.1·11951 등이 적용된다. 니트 캐주얼웨어는 FZ/T 73020, 우븐 캐주얼웨어는 FZ/T 81007, 데님은 FZ/T 81006, 다운재킷은 GB/T 14272 등 품목별 적용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자사 제품이 어떤 품목으로 분류되고 어떤 표준을 적용받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GB는 유해물질뿐 아니라 품목에 따라 내구성과 물리적 성능까지 평가하기 때문에 KC 시험을 완료했다고 해서 중국 기준까지 자동으로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통관과 현지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불합격 이력이 누적되면 블랙리스트 등재를 비롯해 판매금지, 영업정지, 리콜, 과징금 등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의외의 복병은 '라벨'단순 중국어 번역은 금물

배색 제품 더 까다로워원단별 혼용률 확인해야

 

국내 브랜드가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라벨링이다. 중국 의류 표시사항에는 제조자 명칭과 주소, 제품명, 사이즈·규격, 섬유 조성과 혼용률, 세탁방법, 제품표준, 사용·보관 주의사항, A·B·C류의 사용유형 등이 포함된다. 각 항목은 중국 관련 기준에 맞춰 표기해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케어라벨을 단순히 중국어로 번역해 적용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실제 소재와 라벨에 기재된 혼용률이 다르면 그 자체로 불합격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2023년 광둥성 조사에는 캐주얼 의류 등 19개 복종에서 445개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주요 원인은 제품 사용설명 등 표시 오류가 46.5%로 가장 많았고, 혼용률 오류 22.9%, 표시와 혼용률의 복합 오류가 16.6%를 차지했다. 제품의 안전성보다 표시사항과 혼용률 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많았던 셈이다.

 

배색 제품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한 국내 브랜드는 메인 원단이 면 100%, 메시 배색이 폴리에스터 100%인 스포츠 의류를 ‘면 100%’로만 표시해 불합격 처리됐다.

 

배색 제품은 주원단과 부원단의 소재 및 혼용률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제품 전체 중량의 1% 이하인 소형 부위는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일정 면적을 차지하는 배색 소재는 단순 부속으로 제외하기 어렵다.

 

컬러 관리도 중요하다. 같은 원단이라도 색상에 따라 염색견뢰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원칙적으로 컬러웨이별 테스트가 요구된다. 비용과 샘플 부담을 줄이려면 블랙이나 레드 등 채도가 높은 색상을 대표 샘플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테스트보다 중요한 것은 '시점'

온라인·팝업도 내수 판매라면 적용

 

일반적인 시험 기간은 영업일 기준 약 5일이지만 가방이나 신발 등은 검사 항목에 따라 추가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문제는 완제품 생산을 마친 이후 부적합이 발견되는 경우다.

 

중국 B2B 이커머스 플랫폼 한타오의 이상영 대표는 "불합격 항목을 보완해 재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 단계서는 이미 생산비와 물류비가 투입된 상태여서 수정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출시 2~3개월 전부터 배색을 포함한 원단 구성을 정리하고, 원단 발주 단계에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샘플 단계서는 대표 컬러와 배색 원단까지 검사하고, 라벨 제작 전에는 시험 결과의 소재 혼용률이 실제 제품 및 표시 내용과 일치하는지 반드시 교차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판매 채널에 따른 적용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역직구는 일부 왕홍 라이브커머스를 제외하면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중국 온오프라인 내수 판매는 GB 기준을 따라야 한다. 1~2주간 운영하는 단기 팝업과 증정품, 사은품도 대상에 포함된다.

 

의류 외 품목은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 가방·가죽제품은 GB 20400, 신발은 GB 25038 등을 확인해야 하며, 가방은 낙하 충격과 봉제 강도, 지퍼 내구성 등 물리적 성능 평가가 추가된다. 의류와 액세서리를 함께 전개하는 브랜드라면 중국 내수용 품질관리 범위를 전체 상품군으로 확대해야 한다.

 

흡한속건과 자외선 차단 등 기능성을 표시하려면 중국 기준에 맞는 시험성적서가 필요하다. 유아동복은 목 조임끈과 긴 허리끈, 작은 장식 부품 등 디자인 요소도 점검 대상이다.

 

이상영 대표는 "실무에서는 제품의 품질 자체보다 혼용률과 라벨 표기, 적용 기준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중국 내수 사업을 계획한다면 원단 선정과 부자재 관리, 시험성적서 확보, 표시사항 검증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구축해야 한다. GB 테스트를 판매 직전에 추가되는 인증 비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더 큰 손실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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