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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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엘리펀트 미디어데이에 나선 고경민 대표 |
패션 업계가 유난히 공사다망하다.
원래 패션 기업 이슈는 프라임타임 뉴스에 등장하기 쉽지 않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업계를 뒤흔든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호카(HOKA)' 국내 전개사 조이웍스 전 대표의 폭행 사건, '블루엘리펀트'와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카피 분쟁 등은 업계 소식을 넘어 대중 뉴스까지 번졌다.
기자는 사건 자체보다 그 이후의 모습들이 흥미로웠다.
이들은 논란 직후 최대한 노출을 줄이고, 언론 접촉을 피하고,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렸다. 하지만 수 개월여 만에 지난 현재 사건 초반과는 다른 스탠스로 나오고 있다. 그간 사건에 대해 매우 일사분란하고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블루엘리펀트'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얼마 전 '블루엘리펀트'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물론 본래 취지는 리뉴얼 이후 새 브랜드 방향성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젠틀몬스터'와의 카피 분쟁 이후 첫 공식 석상이었던 만큼 선을 넘는 민감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의외였던 건 민감한 시점에 공개 행사를 열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고경민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리뉴얼 과정에서 고생한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외부적으로는 달라진 조직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사실 내막은 창업 이래 첫 공식 행사를 시도한 건 변호사 출신 경영인 고경민 대표의 무한 신뢰가 뒷받힘 됐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위기관리형 대표'로 브랜드 이미지 회복, 투자 및 유통 파트너 신뢰 유지, 소송 리스크 관리 등이 핵심 역할이라는 분석이다.
조이웍스 역시 태세를 전환, 적극적인 맞대응을 택했다.
조 전 대표의 폭행 사건은 업계 가십 수준을 넘어 공중파 뉴스 전면에 등장했다. 후폭풍도 컸다. 미국 호카 본사는 거리두기에 나섰고 대표는 사임했다. 불과 한 달 사이 회사 전체가 흔들렸다.
3개월 여 만에 조이웍스 측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조이웍스는 JTBC 뉴스룸 "너 나 알아? 묻더니 무차별 폭행…대표님 호출에 와보니 '폐건물'"이라는 제목이 방송분에서 폭행 피해자들이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로 수정을 요구,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를 이끌어 냈다. 사실 명칭만 바뀌는 수준인데도 법적으로는 하청과 경쟁 업체의 입장이 달라서인지, 언론을 상대로 다소 무리한 대응을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이 회사는 미국 현지 준사법기관을 통해 데커스의 새로운 한국 유통사 선임에 대해 금지 명령 가처분을 받아, 신규 유통사를 선임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호카'의 신규 파트너사 선정을 막아, 계약을 이어가려는 의도다.
조성환 대표는 구속 수사도 면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5월 29일 상해 협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낮다'며 기각했다.
전반적으로 이들의 대응은 사과나 인정보다 방어와 반격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또 홍보에 보수적인 이들이 매체 관리를 위해 줄기차게 자료를 쏟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론전이나 프레임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이번 위기를 지나치게 법무적으로 접근해 '프레임 방어' 혹은 '여론 희석'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법률적 판단과 대중의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소비자는 법률적 승패보다 브랜드의 태도를 먼저 본다. 완벽한 해명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과 신뢰 회복이다.
문제는 요즘에는 SNS 등을 통해 기업의 부정적인 이슈가 빠르게 퍼진다. 예전처럼 해프닝이 아니라 한 번 논란이 생기면 댓글, 숏폼, 알고리즘, 커뮤니티 게시글 등을 통해 계속 다시 언급된다.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에 오랫동안 영향을 주는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무신사 역시 스타벅스 '5·18 탱크' 논란 이후 자발적으로 과거 조만호 의장 사태까지 다시 소환하며 사과와 해명을 반복했다. 동시에 그간의 개선 노력과 변화도 다시금 강조했다. 처음에는 무신사의 행보가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숱한 댓글과 콘텐츠를 보고 이해가 됐다. 정용진 회장과 비교하거나 유통 대표 과거 사례로 재소환 됐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무한의 플랫폼 시대에는 누군가는 콘텐츠로, 댓글로, 뉴스로 재소환, 그간의 일련의 사건들이 사라지지 않고 소비자들은 기억하고 되새김질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완벽한 기업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잘못 이후 방어적 언어보다 신뢰를 회복하려는 태도를 기대하고 또 기억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건의 리스크'가 아니라 '태도의 리스크'인지도 모른다, 방어적 언어 보다 인정의 논리 그리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행동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다. 사건보다 오래 남는 건 기업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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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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