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어린이도 아는 변화를 리더만 모른다면

발행 2026년 07월 05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기자의 창

 

MBC뉴스 유튜브 '엠빅뉴스'의 김도윤 어린이 인터뷰 캡처

 

"1대 0으로 지고 있으면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어야 하는데,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으니까 차라리 감독 없이 가는 게 더 낫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MBC 뉴스데스크 인터뷰에 등장한 김도윤 어린이의 홍명보 감독 전술 평가다.

 

이후 어린이도 아는 전술을 단 1명만 모른다는 반응이 이어지며 축구 팬들의 공감을 샀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전술 실패로 인한 32강 탈락으로 전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판은 결과에만 있지 않다. 앞서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부터 불공정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대회 기간 내내 전술과 선수 기용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핵심은 선수들과 맞지 않는 3백(수비수 3명) 포지션 고집이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전술 수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기존 방식을 고수한 리더로 실패를 맛봤다. 2026년 홍명보호 2기는 2014년 1기의 실패를 반복했다.

 

이 같은 리더의 판단은 스포츠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승패를 가른다. 특히 오너 주도형 산업이라 불리는 패션은 더 그렇다. 원가·생산성 등 제조업의 속성도 중요하지만, 타이밍과 감도라는 특수한 속성 때문인데, 대규모 마케팅 투자와 실행, 상품 트렌드 반영 등의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SNS와 이커머스, 새로운 소비세대로 부상한 MZ세대가 등장하며 시장의 변화 속도는 과거와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빨라졌다. 이 변화에 과거의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레거시 기업들은 과거의 전술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전술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독립 법인 등 별동 부대 수준의 브랜드 운영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 기존 인원·출신이 아닌 새롭고 젊은 인재 영입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를 반영한 기업들도 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그 전술이 실제 조직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는지 성찰해야 한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동시에 반영되며 브랜드의 방향성이 모호해지고, 의사결정 속도는 정작 기존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여기에 전문성과 역할이 맞지 않는 인재 배치, 젊은 인력의 실질적인 발언권이 있는 조직 문화를 갖췄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는 한국의 많은 기업이 여전히 연공서열 중심의 승진 구조를 유지하고, 젊은 층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지점으로, 예컨대 구글은 20%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20% 프로젝트는 직원들이 정규 업무 시간 중 1일(약 20%)을 본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업계를 돌아보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아예 생각이 없는 오너도 있고,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전술을 고민하는 리더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 차이로 인해 시장에서의 격차는 더 벌어지지 않을까.

 

과거 1990~2000년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견·중소 기업들은 2020년대 들어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기업의 실적 하락뿐 아니라 유통가에서의 브랜드 파급력도 없어진 상태다.

 

해당 기업들은 2세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빠르면 2020년대가 끝나기 전에 거의 모든 레거시 기업의 2세, 3세 오너들이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새롭고 제대로 된 전술로 또다른 전성기를 만들어 낼 2세, 3세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종석 기자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