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산 기업 잇달아 인수하는 큰 손 ‘사이먼 프러퍼티’의 숨은 전략은

발행 2020년 08월 19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포에버 21 이어 브룩스 브라더스, 제이 시 페니 헐값에 인수

‘위기가 기회’...85억 달러 유동 자금, 앵커 테넌트 공존 모색

라이선싱 전문 어센틱 브랜즈와 공동 투자, 리테일 역할 분담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미국 쇼핑몰 산업이 사양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오래된 정설이다. 너무 많은데다 소비자들의 쇼핑 성향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몰락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컨설턴트 젠 로저 니텐 Jan Roger Knitten)은 2년 안에 미국 1000여개 쇼핑몰 가운데 300개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평소대로라면 10년 시차를 두고 서서히 살아질 것이 팬데믹으로 몰락 속도가 빨라진다고 했다. 팬데믹으로 문을 닫는 리테일 스토어가 지나해 1만5천개에서 올해는 2만5천개로 늘어나고 이들 리테일러의 50-60%가 쇼핑몰에 입주해 있다는 코어사이트 리서치 보고서와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 Simon property Group)은 팬데믹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패션, 리테일 기업들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지난 2월 포에버 21을 시작으로 최근 브룩스 브라더스, 럭키 그룹에 이어 제이 시 페니 인수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도 팬데믹으로 몇 달째 쇼핑몰들이 문을 닫고 주식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도산하는 리테일러들이 나오면 인수 참여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찰 35억 달러를 포함해 모두 85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 놓고 언제라도 새 매물이 나오면 인수전에 뛰어들 태세다.

 

얼핏 보기에 이 같은 투자 전략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위험해 보인다. 과연 그 속내는 무엇일까.

 

이유를 꼽자면 우선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앵커 테넌트가 파산 등으로 철수하게 되면 앵커 테넌트의 후광을 누려온 수많은 스토어들도 덩달아 떠나게 된다. 때문에 파산 등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앵커 테넌트를 인수해 영업을 지속토록 하는 것은 쇼핑몰 연명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온라인 판매가 대세라면 이것은 일시적 수명 연장의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다. 오히려 위험 부담이 더 커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이것으로는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이 같은 의문에 대해 포브스의 리테일 전문 컬럼리스트 샌포드 스테인은 다음과 같은 답안을 내놨다. 우선 니펜의 주장대로 미국 1,000여개 쇼핑몰 가운데 앞으로 1-2년 내에 33%가 사라지고 600여개가 남게 될 경우 사이먼 프로퍼티의 200여개 쇼핑몰 대부분은 살아남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 이유로 시이먼 프로퍼티와 자주 파트너로 등장하는 브룩필드 프러퍼티(Brookfield Property), 36억 달러에 인수를 추진했던 터브먼 프로퍼티( Taubman Property) 등 3개사 소유의 427개 쇼핑 몰은 A, 혹은 B+ 등급으로 평방 피트 당 연간 매출액이 800달러로 여타 C+ 의 평방 피트 당 320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톱 10 쇼핑몰 가운데 몰 오브 아메리카에 이은 2위의 킹 오브 프러시아 등 7개가 사이먼 프러퍼티 소유인 것만 봐도 사이먼의 경쟁력을 어림할 수 있다. 제이 시 페니의 평방 피트 당 매출은 114달러로 평가됐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하지만 위기는 위기다. 파멸할 수 있음을 알리는 위험 신호다. 이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때 비로소 기회가 찾아온다. 대부분 경쟁자들이 쓰러지기 때문이다. 최근 사이먼 프러퍼티가 보여주는 파산 기업 인수 전략은 그 본보기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경쟁 쇼핑몰 상당수가 문을 닫게 되면 그 만큼 기회가 커질 것이다.

 

사이먼 프로퍼티에게는 파산으로 쏟아져 나오는 매물들을 헐값에 인수할 수 있는 것도 모처럼의 기회다. 포에버 21은 브룩필드, 어센틱그룹과 함께 8,20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값으로 인수했다. 그것도 공동으로 인수한 브룩필드와 함께 밀린 임대료 정산으로 실제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역시 브룩 필드, 어센틱과 함게 컨서시움으로 인수 추진 중인 제이 시 페니의 경우 전국 846개 체인점 가운데 242개를 폐점하고 600여개를 살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사이먼과 브룩필드 입점 매장이 162개에 달한다. 인수 후 미국 쇼핑몰 전체에 미칠 파급 영향을 어림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월스트리트 보도처럼 대로 용도가 떨어지는 쇼핑몰 부지를 이마존 풀필먼트 용으로 매각 처분한다면 사이먼의 운신의 폭은 훨씬 가벼워진다.

 

라이선싱 전문의 어센틱은 에어로 포스테일, 포에버 21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이 시 페니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과 마케팅을 분담한다. 특히 어센틱의 해외 라이선싱 사업은 신규 투자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사이먼 프러퍼티 그룹 창업자 멜빈 사이먼의 아들인 데이빗 사이먼 회장 겸 CEO는 파산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를 ‘브랜드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수익을 올릴 자신이 있다고 했다.

 

컨설팅 그룹 매킨지는 지난해 9월 몰 오브 아메리카에 ‘모던 리테일 콜렉티브’라는 팝업 스토어를 런칭시키며 디지털을 결합한 쇼핑몰의 새로운 미래상을 탐구하는 실험에 나섰다. 만져보고 느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험의 장터는 진화할 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이 매킨지나 사이먼의 공통 믿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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