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과 투자 성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발행 2021년 0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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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옥션 제공

 

 

투자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야를 최대한 넓혀 자산과 금융상품을 보다 보니 현대미술에 큰 관심이 생겨 컬렉팅을 시작한 지 3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 산업 내에서는 이론적으로 작가를 형성된 가격에 따라 구분하고, 훌륭한 갤러리나 전시가 잡히면 가격이 움직인다. 그 정보를 빠르게 접할수록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형 갤러리와 영향력 있는 인사들만 접하던 정보들이 글로벌 서비스에서 공개되기 시작했고, 그 수준이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만 접근 가능했던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조금만 노력하면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 과정을 거치며, 나는 최근 고미술품과 백자 등 한국 전통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져 많은 책을 읽고, 30년 이상 미술품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있다. 그런 기회가 원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젊은 미술품 컬렉터들이 한국 전통미술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를 반기는 분위기다. 아마도 필자가 느끼는 것처럼 미술품 컬렉팅 시장도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느낀 것 같다. 다음 세대를 만나는 일이 한편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방향을 공부하는 기회라 여기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경험들은 나의 투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고미술 소장품 특별전

 


먼저 ‘명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고미술 컬렉션과 한국미의 인식)’라는 고미술 관련 책을 읽으면서 17, 19세기 남들보다 앞선 컬렉터들의 비결을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수집한 작품들을 서로 돌려보며 각자의 감식안을 높였다고 한다. 조선의 미술문화가 발전하게 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도 컬렉션을 둘러싼 감상, 비평 문화였다. 투자는 결국 자신의 판단과 확신에 대한 외로운 검증과정을 거쳐야만 성공할 수 있는데, 판단과 확신은 많은 공부와 경험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앞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미술품에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잘못된 정보가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 잡스러운 정보를 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진짜 정보를 조금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 정보들을 소화해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만 후회하지 않을 작품을 컬렉팅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스타트업과 주식 열풍으로 가득한 시대에는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이 상황에서 충분한 자기 확신과 상품에 대한 검증이 없이는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물론 시장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 흐름에 의한 성과는 낼 수 있지만 그것은 운이고, 두 번의 성과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위의 두 가지를 통해 나만의 한 끗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컬렉팅이고, 투자인 것 같다. ‘동시대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경우, 그것은 그 자체로 동시대 작가와 미술 문화를 후원하는 것이다. 작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그 작가를 경제적으로 후원해 주는 것이며 이런 과정이 그 작가를 성장시킨다’는 글을 보면서 필자가 시작했던 엔젤투자의 의미를 다시 확인했다. 


미술품 컬렉팅에서도 나는 아직 성장 중이지만 아직은 대중이 모르는 작가들에 끌리고, 그 작가와 작품 세계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에 큰 재미를 느낀다. 앞서 얘기한 나만의 한 끗이 컬렉팅과 투자에서 모두 적용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미술품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지만 단어를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면 일맥상통함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미술품과 기업 또한 같다고 생각한 문구가 있다. ‘처음부터 순위를 달고 태어나는 작품이나 컬렉션은 없다. 대신 박물관, 미술관에서 공공성과 권위, 신뢰를 토대로 전시 등의 과정을 통해 소장품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모든 기업도 순위를 달고 시작하지는 않는다. 좋은 경영진과 투자자를 만나 성장하고 그것이 IPO, M&A 등을 통해 평가받으면서 가치가 매겨진다. 기업과 미술품의 운명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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