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쉬인

지난해 227억 달러의 두 배, 자라와 H&M 합친 규모

이익금 75억 달러, 시가 총액도 1400억 달러로 증가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진출, 고급 상품 개발, IPO 추진

온갖 구설수에도 중국 온라인 패스트 패션 쉬인(Shein)의 폭풍 성장은 멈춤이 없다. 오는 2025년까지 매출이 지난해 실적의 두 배가 넘는 600억 달러 가까이 늘어나 자라와 H&M을 합친 것보다 외형이 더 커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쉬인의 투자자 대상 ‘경영 설명서(Management Presentation)’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의 골자다.

최근 ‘쉬인의 폭풍 성장 시대는 막을 내렸다(Shein’s years of explosive grouth are over)’라고 진단한 영국 패션 전문지 BOF와는 정반대의 내용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매출 227억 달러, 이익금 7억 달러를 기록했다. 3년 후인 오는 2025년에는 매출 585억 달러, 이익금 75억 달러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 규모가 자라의 인디텍스와 H&M 매출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쉬인은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받아왔다. 매출 증가율이 2021년 57%에서 지난해에는 45%로 떨어졌고, 지난해 이익금 7억 달러는 전년 11억 달러에 비해 4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특히 2021년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넘어섰던 기업 가치는 최저 64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700억 달러로 평가됐다.

쉬인은 지난해 이익금이 크게 줄어든 것은 항공 운임과 생산 원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남들은 모두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데 쉬인의 2025년 매출 585억 달러 달성은 가능한 것일까.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쉬인은 올 하반기 중 IPO(기업 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그동안 쉬인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정체성 문제 등 수많은 비판 여론에서 벗어나 쇄신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제3자 상품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에도 뛰어든다. 다분히 미국시장에서 경쟁자로 부상한 피뚜어뚜어의 테무(Temu) 사업 모델이 제3자 소싱 바탕인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지만 쉬인은 이미 브라질을 거쳐 멕시코, 미국으로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플랫폼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쉬인의 마켓 플레이스 진입은 지금까지 패션 아이템 위주에서 종합 리테일러로 사업 범위 확대를 뜻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유럽까지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아마존, ASOS 등과의 경쟁을 점쳤다.

쉬인의 매출 증대 방안에는 반복 쇼핑 고객 숫자를 늘리고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라인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쉬인 플랫폼을 찾아 쇼핑을 한 고객은 1억4,200만 명으로 60%가 첫 방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5년에는 방문 고객 수가 2억6,100만 명에 이를 전망으로, 이들 중 60%를 반복 구매의 로열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것이 쉬인의 구상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생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쉬인 고객의 주류를 이루는 여성 Z세대( 1997~2013년 출생) 쇼핑 패터은 양면의 칼과 같아서 다른 세대와 달리 새로운 브랜드에 쉽게 마음을 열지만 그만큼 로열티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쉬인에 쉽게 마음을 열었던 만큼 라이벌 테무에게도 마음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 통신은 쉬인이 2025년 매출 585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평균 37%의 고속 성장을 이어가야 할것으로 분석하고 쉬인 계획대로라면 2025년 시가총액은 1,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