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4조 신세계 강남 vs 5조 다이소…극한의 소비 양극화가 온다

발행 2026년 09월 27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인플레이션 지속되며 K자형 경제 성장

레거시 더 위축되고 SPA 성장세 되찾아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최근 소비 시장의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신세계 강남점과 다이소다. 프리미엄 유통의 상징인 신세계 강남점은 국내 단일 점포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그 반대편의 초저가 대표 주자인 다이소는 올해 연 매출 5조 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국내 백화점 매출에서 명품 및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까지 치솟았다. 올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은 35% 이상 증가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의 40~47%를 차지하는 VIP의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VIP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동시에 초저가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온라인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초저가 플랫폼이, 오프라인은 다이소, 오프뷰티 등 초저가 전문점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3년간 연평균 15%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매출은 5조1,8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생활용품 중심에서 패션과 뷰티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 패션 매출은 2024년 34%, 지난해 70% 증가했고, 올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늘었다.

 

다이소의 성공 이후 카테고리별 초저가 전문점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대명화학의 계열사인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창고형 화장품 아울렛 '오프뷰티'는 출범 1년 만에 80개 점포망을 구축하며 올해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저가 워크웨어 전문점 '워크업'도 대명화학에 인수된 후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초저가 아울렛 킹콩백화점과 디데이 산타아울렛, 와이케이쇼핑몰, 모다판아울렛 등 재고 소진형 유통도 세를 넓히고 있다.

 

 

소비 양극화의 그늘, 레거시가 사라진다

 

이처럼 명품과 초저가가 성장하는 사이, 백화점 내 내셔널과 라이선스 브랜드 면적은 10년 전보다 50~60% 이상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 본점과 무역센터점, 신세계 강남점 등 프리미엄 점포에서는 조닝이 사라지다시피 한 상태다. 빈자리는 명품과 해외 컨템포러리, 스포츠, 체험형 콘텐츠가 채우고 있다.

 

매출도 해외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의 내셔널 브랜드 매출이 3% 증가하는 동안, 해외 패션은 20%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유통사들이 해외 브랜드 중심의 재편을 선택한 배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 패션 기업들은 수입 브랜드 풀을 넓히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산드로, 마쥬 등 해외 여성복을 추가로 확보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브루넬로 쿠치넬리', '더로우' 등 하이엔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을 기반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웠던 내셔널 컨템포러리 브랜드들도 정체기를 맞고 있다. 경쟁적으로 백화점에 진출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중위 소득층의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로 매스티지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라진 중가 수요, SPA가 흡수

 

명품과 초저가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중가 수요는 SPA로 이동하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경쟁력과 품질, 실용성을 두루 갖춘 SPA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중가 캐주얼과 여성복, 남성복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모습이다.

 

자라·유니클로는 물론이고 에잇세컨즈·탑텐·무신사스탠다드 등 국내 SPA를 포함한 합산 매출은 2024년 3조 원에서 지난해 4조 원 대로 증가했다. 올해는 4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스탠다드'는 5년 간 5배 신장했고, 올해도 전년 대비 64% 증가한 1조 달성이 예상된다. '탑텐' 역시 1조 원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 '유니클로'는 올해 1조5,000억 원대 매출을, '자라'는 5~8% 증가한 5,200억~5,400억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 SPA의 고급 라벨인 '코스'와 '마시모두띠'도 지난해에 올해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동에프엔은 전개 브랜드의 SPA 전환을 선언했고, 무신사는 상위 버전인 '무신사스탠다드 플러스'를 런칭했다. 이미스, 마스마룰즈, 블루엘리펀트, 베리시 등 잡화, 선글라스, 속옷 등의 카테고리 킬러형 SPA도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다.

 


 

인동에프엔의 도전…K-SPA의 새 지평 열리나

 

인동에프엔 IDF몰

 

2028년 쉬즈미스, 리스트 '아우터 잘 만드는 SPA' 전환

연 생산 캐파 150만 피스로 확대…3주 내 리오더 체계

 

[어패럴뉴스 정지은 기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SPA 시장은 활황이다. 지난해 국산 브랜드를 포함한 SPA의 국내 매출 규모는 4조5천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

 

백화점 중심의 중고가 레거시 여성복의 침체는 '자라'와 '코스', '마시모두띠' 등 여성복이 강세인 해외 SPA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자라'와 'H&M'이 저가의 트렌디 상품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면 코스, 마시모두띠, 앤아더스토리즈 등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격식을 원하는 3040이 주요 소비층이기 때문이다.

 

인동에프엔(회장 장기권)은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읽어냈다. 해외 SPA가 국내 여성복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넘어, 이러한 구도를 만들어 낸 소비자의 니즈를 간파한 것이다.

 

인동이 2028년부터 쉬즈미스와 리스트를 아우터 중심 SPA로 전환한다고 밝히자, 업계는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우터'에 방점을 찍은 인동의 의도는 명확하다. 해외 SPA의 약점과 인동이 가진 강점,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결과다.

 

인동은 생산 노하우와 직소싱 능력을 기반으로 디자인‧품질‧가성비까지 3박자를 갖춘 '아우터' 중심의 이른바 K-SPA를 제안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 직영공장과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23년 설립한 하이퐁 공장은 아우터 중심 생산기지로 현재 연간 100만(재킷 35만 장, 하의류 30만 장, 핸드메이드 코트류 35만 장) 피스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연내 무스탕 전용 생산라인 3개를 추가해 연간 150만 피스 규모로 확대하고, 제2공장은 2027년 하반기, 제3공장은 2030년 증설을 목표로 한다.

 

직영공장을 통해 인력·품질·생산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한편 원단 직거래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도 줄여 아우터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SPA에 필요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브랜드별 포지셔닝도 차별화한다. 쉬즈미스는 고급 소재와 완성도 높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넌에이지 브랜드로 육성한다. 44~88, 5개 사이즈와 스타일당 7가지 이상의 컬러를 구성해 다양한 체형과 취향을 공략한다.

 

리스트는 젊고 트렌디한 감도를 앞세운다. 슈트·재킷·코트·니트 등을 중심으로 44~77, 4개 사이즈와 6가지 이상의 컬러를 선보이고, 이너와 하의까지 상품군을 확대해 '스타일링 SPA'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합리적인 가격'도 무기다. 기본 아우터는 10만원 대 초중반, 겨울철 주요 상품인 핸드메이드 아우터는 10만원 대 후반을 중심으로 설계한다. 해외 SPA와 비교해 한국 여성의 체형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하게 반영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유통망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현재 가두 직영점 12개와 IDF 팩토리 6개 점을 운영 중이며, 향후 쉬즈미스·리스트·시스티나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200~300평 규모 IDF몰 30개 점과 50~70평 규모 직영 가두점 35개 점, IDF 팩토리 아울렛 15개 점 구축을 목표로 한다.

 

아우터 SPA의 최대 과제인 '스피드'에도 대응한다. 원부자재를 사전에 확보하고 자체 생산라인을 활용해 판매 반응에 따른 리오더에 즉시 대응한다. 발주부터 생산·검품·출고·운송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해 리오더 후 3주 이내 입고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인동의 경쟁 상대는 아마도 코스와 마시모두띠 쯤이 될 것이다. 성공한다면 K-SPA의 새 지평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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