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8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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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빨라지는 시장 이동, 블루오션은 없다
얼마 전 우연히 국내 상당수 브랜드의 디자인과 생산을 해주는 프로모션 업체 대표를 공항에서 만났다.
그는 브랜드들이 요즘 직접 해외 공장에 생산주문을 주기 때문에 자기 같은 프로모션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사업으로 방향 전환을 고민 중이라는 얘기를 들으며 예상해 온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구나 싶었다.
큰 기업은 더 크게 변할 것이다. 시장의 많은 부분을 소수의 거대 브랜드가 가지게 될 것이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 브랜드와 신생 브랜드들은 어떻게 유통 속에 스며들 것인가.
그 답을 미국과 중국 유통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한마디로 아마존 세상이다. 이유는 미국의 거대 오프라인 유통들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신생 디자이너나 브랜드의 제품도 대형 유통을 통해 성장 할 수 있다.
이를 거꾸로 뒤집어 말하면 개인 온라인 시장이 커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은 거대 유통이 직매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우수한 상인(예를 들어서 판매자: 디자이너, 시장바잉해서 판매하는 편집자)들이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며 급성장하는 사례가 흔히 나타난다.
더욱이 물류와 택배비가 한국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개인 쇼핑몰이 쉽게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동부에서 서부까지 비행기로만 6시간이 걸린다. 트럭으로 배송하는 UPS GROUND는 배송비, 시간이 한국과는 비교 안 될 정도로 많이 든다.
이 같은 여러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 의해 한국에서는 개인 쇼핑몰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상황도 미국과 비슷하다.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의 의류는 초강세이고 여러 대형쇼핑몰이 중국 패션을 뒤흔든다.
또 위챗이라는, 카카오스토리와 카카오톡 합체 방식의 SNS망이 거대 온라인과 경쟁하는 구도로 자리잡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별, 문화별 방식은 다르나 점점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장이동은 어쩔 수 없는 추세이다.
자 그럼 이제 가격을 살펴보자. 종전에는 소비자들이 타 브랜드와 자신이 구매하는 브랜드의 판매가격을 비교했다면 지금은 생산자, 판매자들이 스스로 원가를 비교하는 것이 너무 쉬워졌다.
모든 원가 배수조차 오픈된 상태로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서 마진을 깎아버리고 고객은 더 저렴하게 구매하는 구조가 됐다.
현 시점에서의 거대시장은 과거에는 블루오션이었다. 그 기간이 점점 단축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지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20~30년 전에는 노하우라고 하면 아무도 모르는 우리만의 것이었지만 노하우의 유효기간이 짧아져 불과 몇 개월 만에 차별성이 사라져 버린다.
모든 것들이 글로벌화, 파트별 다변화가 되어가며 오픈 되어간다.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판매자들은 시장 이동 속도를 인지해야 한다. 지금 시장 이동의 속도로 봐서 향후 5년 뒤면 더 크게 바뀌지 않을까 싶다.
판매자들은 더 크게 고민하고 더 빨리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