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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삼] 첫 흑자 내고도 웃지 못하는 쿠팡, 이제 숙제를 풀어야 할 시간

발행 2024년 03월 0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사 중 하나는 쿠팡의 실적에 관한 얘기였다.

 

쿠팡은 2010년 개업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2023년 연간 영업이익 6,174억 원을 달성했다. 연간 매출액은 31조8,29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0% 오른 수치이며,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처음으로 30조 원 고지를 돌파한 실적이다.

 

쿠팡은 2021년 연간 영업적자 1조7,097억 원에서 2022년 1,447억 원으로 단숨에 92%를 감소시키는 반전을 기록한 바 있다. 2022년 3분기에는 1,037억 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이후 6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쿠팡의 흑자 전환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로켓 배송’을 앞세운 유통 혁신이다. 쿠팡은 6조2천억 원의 비용을 물류망 구축에 투입해 이른바 ‘쿠세권(쿠팡+역세권)’을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70%에 이르는 182개까지 늘렸다. 그 결과 ‘오늘 주문하면 내일 아침에 도착한다’는 쿠팡에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고, 이커머스 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전반을 뒤흔들었다.

 

이외에도 대만 내 로켓배송의 확대와 쿠팡이츠의 성장, 쿠팡 고객 수 증가세 등이 요인으로 손꼽힌다.

 

쿠팡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성장사업 분야(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의 매출은 3,6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해당 분야 매출은 1조299억 원을 기록, 2022년과 비교해 27% 증가했고,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분야의 매출은 2023년 30조7,998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9% 성장했다.

 

활성 고객은 2023년 4분기 2,100만 명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16% 늘어났다. 와우 멤버십 회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 1,400만여 명으로 27% 증가했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실적과 커진 몸집에 비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지점들을 드러내며 우려도 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블랙리스트를 비롯 배송 종사자, 물류센터 근로자 사망사고 등의 노동 관련 이슈는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다. 이는 법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다.

 

납품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업들과의 갈등도 풀어야 하는 숙제다. CJ 정도 되는 대기업의 경우 ‘쿠팡’과 납품단가를 놓고 갈등이라도 벌일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일방적인 매입 단가 인하와 광고료, 판매장려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수료 없는 조건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중국발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결정적인 발판을 제공할 수도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 육성도 필요하다. 쿠팡은 최근 럭셔리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했지만, 온라인상에서 명품 거래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음을 감안할 때 무작정 힘을 쏟기에는 한계가 있다.

 

빠른 배송과 함께 내세웠던 저렴한 가격에 의문을 던지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동안은 편리함으로 인해 가격 비교를 하지 않거나 약간의 가격 차를 무시했던 소비자들이 한두 개가 아닌 여러 상품들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면 한순간에 등을 돌릴 수 있다.

 

이런 미래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상징이 쿠팡의 주가다. 실적 발표 이후 쿠팡의 주가가 급등했다고는 하지만 2023년 2월 29일 현재 쿠팡의 주가는 2021년 3월 상장 당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69달러에서 계속 내려가 2022년 5월 1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지금도 19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1/3수준으로 폭락한 주가에 대해 미국에서는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쿠팡은 지금 기뻐할 때가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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