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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더슨벨' 밀라노패션위크 |
해외서 더 잘나가는 신진 디자이너, 스트리트 캐주얼
“대체할 수 없는 시그니처, 오리진으로 승부한다”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 패션의 시작은 우영미, 준지였다. 이후 최근 3-4년 사이 앤더슨벨, 젠틀몬스터, 로우클래식 등이 부상했고, 렉토, 아모멘토, 포스트아카이브픽션, 떠그클럽, 지용킴, 기준, 르17, 잉크, 민주킴, 르수기아뜰리에, 2000아카이브 등이 해외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매출을 올리며 인지도를 쌓아가는 중이다. 전 세계 소셜미디어(SNS)의 성장, 코로나 락다운, 셧다운으로 움직이기 어려웠던 해외와 달리 문제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계속 선보이며 경쟁력을 확보한 것, OTT 시장 성장으로 인한 K콘텐츠 흥행이 속도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3년 연평균 70% 해외성장을 기록 중인 ‘아모멘토’ 이명수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덴티티”라며, “대체할 수 없는 우리만의 디자인 경쟁력이 중요하다.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이라면 지역적으로 동아시아에 위치해 있는 한국에서 관세, 물류비용 등을 안고 바이어들이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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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토 23FW' / '잉크 23FW SEOUL SHOW' |
‘렉토’ 관계자도 “매 시즌 시그니처가 되는 컨셉을 유지하며 트렌드를 렉토만의 감각으로 해석해 매력을 보여주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꾸준히 오더가 늘어나고 시즌마다 진출국이 늘어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원활한 해외전개를 위해 컬렉션을 1년 먼저 준비하면서 1년 후 트렌드에 동 떨어지지 않은 비주얼 전략 등에 특히 집중해 꼼꼼히 움직이고, 보다 밀착된 전개를 위해 홀세일 전개 파트너도 여러 곳으로 확대하며 기회를 넓히고 있다.
‘잉크’ 이혜미 디자이너는 “프리 컬렉션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시점에 3개 시즌을 동시에 핸들링해야 한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 잡혀야 해외도 그만큼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외 홀세일을 동시에 전개하고, 다양한 파트너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잉크는 2018년 런던 베이스의 파리 쇼룸과 해외 진출을 시작, 현재는 국내 퓨처소사이어티 쇼룸과 4년 차 손발을 맞추고 있다. 나라별로 로컬 에이전시와 밀착되게도 움직인다. 중국과 일본이 그렇고, 최근에는 유럽 현지 쇼룸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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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멘토 23FW' / '잉크 23FW PARIS SHOW' |
싱가포르, 대만, 일본서 인기 높아지는 K패션
중동과 미주, 유럽도 상승세
관세청에 따르면 세계 4대 패션위크가 열리는 미국·프랑스·영국·이탈리아 대상 지난해 의류 수출액은 3억4,552만 달러로, 5년 전과 비교해 20%가량 증가했고, 동남아와 대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의 지난해 K패션 주문량은 진출이 시작된 2019년 대비 10배가 증가했다. 특히 싱가포르와 대만이 80%를 차지했고, 쇼피 태국과 베트남에서도 2021년 대비 각 10배, 5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 기대를 높였다.
K콘텐츠 인기가 높게 나타나는 중동 지역도 향후 전망이 밝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내놓은 해외 한류 실태조사(‘22년 기준)를 보면 아시아와 중동국가가 K콘텐츠 소비의 중심에 있다.
다른 나라의 문화상품들과 경쟁하는 지표인 ‘국가별 소비 비중’ 항목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소비되는 K콘텐츠의 양은 평균 25% 수준이고, 한국의 문화콘텐츠 브랜드파워 지수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올라가며 뷰티 쪽의 상승세가 커졌고, 패션도 확장할 수 있는 룸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디얼 쇼룸을 전개 중인 해외 세일즈 전문 에이전시 아이디얼피플 리차드 천 대표는 “과거와 비교해 해외에서 많은 호응을 확인하고 있다”며, “연 4회 진행하는 파리 쇼룸에 바이어 트래픽이 크게 늘어 시즌마다 250~300개 업체가 방문하고, 세일즈 매출도 올해 전년대비 150%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특히 주목되는 곳은 일본 시장이다. ‘아모멘토’의 경우 ‘24S/S 시즌 일본 수주량이 이전보다 3배 늘어났고, 올 상반기 일본 시장에 첫 진출한 ’잉크‘도 F/W시즌 상품 세일즈 이후 얼마 전 진행한 프리 세일즈까지 오더가 이어졌다. 통상 판매 반응을 본 후 추가 오더가 이어지는데 아직 판매데이터가 없음에도 추가 오더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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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템' 파리 패션위크 |
“잘 만드는 기술만으론 한계, ‘오리진’ 구축해야”
한섬의 20년 해외 진출, 새 국면
레거시 패션 기업들의 해외 진출 역사는 길다. 시도는 지속적으로 있어 왔지만, 대내외 환경적 토양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였고, 해외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론도 부족했다.
80년대 이후 국내 넘버원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간 적 없는 한섬도 2023년 현재도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섬은 2013년 파리법인 설립 후 2014년 ‘톰그레이하운드’를 파리 마레지구에 오픈하고, 지난 2019년부터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글로벌 에디션 ‘시스템 스튜디오’를 파리 패션위크에 선보이며 확장을 꾀하고 있다.
5년 연속 10회 연속 쇼를 진행하면서 프랑스 쁘렝땅 등 해외 백화점과 글로벌 패션 온라인몰 쎈스 등 유럽, 북미 20개국 50여 개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 계약을 체결해 계약 물량이 연 30% 이상씩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23F/W 파리 패션위크에서 미국 편집숍 ‘아뜰리에 뉴욕’, 덴마크 편집숍 ‘우드우드’, 독일 ‘카데베’ 백화점 등 신규 해외 유통 플랫폼 10여 곳과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홀세일 계약 업체를 기존 50여 개에서 100개까지 확대하고, 내년 글로벌 홀세일 수주액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타임’의 해외용 신규 라인 ‘더 타임’을 런칭, 내년부터 파리패션위크 쇼에 오르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의미한 성과들이 보이고 있지만, 국내 1등인, ‘잘 만들기’로는 웬만한 명품보다 우위에 있는 한섬의 명성에 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레거시 기업들이 과거부터 이어진 오랜 시도에도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디자이너들은 “오리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한섬을 비롯한 대부분이 국내와 별도의 상품 라인으로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부터 생각해볼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른 해석이 가능한 오리진이 없다면 바이어들이 바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는 그저 자금 투자가 이뤄진다고 성공하는 시장이 아니다. 우영미나 준지처럼 처음부터 파리를 베이스로 오랫동안 공들이며 아이덴티티를 분명하게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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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미 2024 SS 컬렉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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