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올리브영'이 키우고 '실리콘투'가 세계로…K뷰티 생태계 확장 중

발행 2026년 09월 14일

정지은기자 , jje@apparelnews.co.kr

 

지난 5월 열린 올리브영 미국 패서지나점 개점 행사(왼쪽), 실리콘투의 '모이다' 포르투칼 매장(오른쪽)

 

ODM-브랜드-SNS-플랫폼으로로 순환되는 K뷰티 생태계

올리브영과 실리콘투, 내수·해외 아우르는 B2BC 역할 담당

 

[어패럴뉴스 정지은 기자] 올리브영과 실리콘투. 이 두 회사가 없었다면 인디 브랜드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K뷰티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한 나라의 특정 산업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부흥하고,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만들고, 알리고, 유통하는, 이른바 '생태계'가 필요하다. K뷰티 역시 상품 개발 능력에만 치중해 있던 시절에는 중국에서의 인기와 특정 브랜드·아이템의 유행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2차 붐업의 역사는 올리브영과 실리콘투라는 유통의 플랫폼과 SNS라는 소통의 플랫폼을 만나 생태계가 완성되면서 시작됐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명소 1위가 된 올리브영은 처음엔 '내수용' 채널이었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비자 반응을 검증하는 B2C 플랫폼이었다. 지금은 내수를 넘어 외국인들이 한국의 화장품을 발견하고, 구매하고, 홍보하는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실리콘투는 가능성을 가진 브랜드를 해외 유통과 연결하는 B2B 플랫폼으로 시작해, 이제는 해외 현지 오프라인에 진출하면서 B2C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2021년에서 2025년 사이 2.8배, 실리콘투는 8.5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용 화장품 리테일에서

K뷰티 성지가 된 올리브영

 

올리브영은 이제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한편 글로벌 뷰티 유통사 세포라(Sephora)와 협업하며 국내에서 성장한 K뷰티의 해외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국내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 K뷰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현지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8월부터는 미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 '올리브영 K뷰티 에딧'을 선보였다.

 

올리브영은 미국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동부와 중남부 등 주요 권역으로 현지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매장 수는 2곳이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5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기존 매장보다 한층 심화된 K뷰티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K뷰티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큐레이션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의 전략은 국내에서 소비자 반응을 통해 검증된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과거 국내 브랜드가 개별적으로 해외 바이어와 유통망을 확보해야 했다면, 이제는 올리브영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고 성장한 브랜드가 글로벌 유통 채널로 진출하는 경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디 브랜드 인큐베이터 '실리콘투'

K뷰티 글로벌 리테일러 역할 확장

 

실리콘투는 B2B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통해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왔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발굴부터 재고 관리, 통관, 물류, 현지 유통까지 해외 판매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실리콘투를 통해 이루어진다.

 

실리콘투를 통해 성장한 조선미녀와 아누아, 바이오던스 등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다. 최근에는 '메디큐브'와 '바이오던스'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면서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실리콘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026억 원, 영업이익 8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8%, 59.0% 증가했다. K뷰티의 해외 수요 확대가 실리콘투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투는 이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K뷰티 편집숍 '모이다(MOIDA)'는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 466㎡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B2B 플랫폼, 세계 7개국에 구축된 물류 인프라를 통해 실리콘투는 이제 K뷰티의 해외 진출 전 과정을 연결하는 유통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그 성장 가능성에 주목,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은 지난 8월 실리콘투에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국과 유럽의 유통·물류 인프라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남미와 중동 신규 시장에 투입된다.

 


 

국내 화장품 시총 1위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세계 홈케어 문화를 바꾸다

 

 

최근 10년 이래, 가장 크게 성장한 K뷰티 기업은 단연 에이피알(APR)이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5,273억 원으로, 전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조 2,258억원,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올해도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이 1조 3,609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89%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K뷰티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에이피알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뷰티 디바이스'가 있었다. 에이피알은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에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메디큐브 AGE-R'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중요한 것은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함께 사용하는 '홈케어' 문화를 확산시키며 K뷰티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에이피알의 성장에서 디바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2024년 IR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 가운데 디바이스가 약 43%를 차지했다.

 

성장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메디큐브' AGE-R은 2022년 첫 디바이스를 선보인 이후 제품군을 확대, 2024년에는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넘어섰다. 2025년 10월에는 누적 판매량 500만 대를 돌파, K뷰티 대표 디바이스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자체 생산 시설인 '에이피알팩토리 제1공장'을 준공하며 디바이스 생산 역량도 강화했다.

 

최근에는 단순히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맞춤형 홈케어'로 진화하고 있다.

 

'메디큐브'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으며, 2026년에는 유럽 세포라와 인도 나이카에도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울타 뷰티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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