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힐링 유통’...카페 결합형 패션 매장 붐업

발행 2021년 09월 24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더현대 서울 '아르켓' 매장 내부 카페

 

평 효율 포기(?)한 백화점...트래픽 확보에 사활

브랜드 업체, 협업 통해 매장 안에 카페 들여놔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이번엔 카페인 건가. 커피도 팔고, 옷도 파는 패션 브랜드의 카페 결합형 매장이 붐업이다. 전문 카페와 협업하거나, 일부는 자체 브랜드 개발까지 하고 나섰다.

 

본사 건물의 직영매장이나 가두 플래그십스토어의 흡입력을 위해 카페 등 여러 컨텐츠를 버무린 사례는 이미 많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공간이 협소한 백화점 매장이 카페를, 그것도 한두 곳이 아닌 여러 브랜드가 동시다발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백화점이 나섰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는 MD 차별화가 필요할 때마다 입점사들에게 콘텐츠의 변화를 요구해 왔다. 시장 물건을 사입해 운영하는 브랜드 군을 모아 놓은 여성 영스트리트라는 조닝이 그렇게 만들어졌고, 신발과 가방, 액세서리, 생활 소품 코너를 의류 브랜드 매장 안에 구성하는 유사 편집숍도 한때 유행한 바 있다.

 

일부는 해외 상품을 바잉해, 자사 브랜드 매장의 한 코너로 운영하기도 했고, 그린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화원과 카페를 들여놓기도 했지만, 이내 대부분이 사라졌다.

 

당시만 해도 백화점이 이른바 ‘평 효율’을 따지는 시대였고, 브랜딩의 과정이나 전문성이 없는 상품 가지 수의 확장 차원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흉내 내는 차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번에는 좀 다른 차원이 펼쳐질까. 일단은 고객과의 최접점, 유행의 최선봉에 있는 유통으로서는 ‘힐링’, ‘체험’이라는 트렌드를 들여놓고 구현해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제 백화점은 ‘평 효율’만을 따지고 앉아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빽빽하게 판매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으로는 고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오래 머물며 먹고, 사게 만들 수가 없다. 단순히 물건 구입만이 목적이라면, 집에 앉아 클릭 몇 번이면 해결되는 세상이니까.

 

메종키츠네 카페

 

그리고, F&B는 요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그래서 이번엔 카페인 것이다. 

 

우선 트래픽이 비교적 낮은 남성 패션 PC가 가장 적극적이다. 주로 브랜드, 백화점, 유명 카페가 협업해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우영미’와 ‘솔리드 옴므’는 2012년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 ‘맨메이드 카페’를 오픈한 데 이어 이달 3일 롯데 본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백화점 첫 매장이다. 위스키바 컨셉트의 ‘맨메이드 카페’는 디저트 카페로 유명한 ‘통인스윗’과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남성 패션 ‘송지오 옴므’와 강남 로스팅 전문 카페 ‘페이브’는 지난달 롯데 부산본점 4층에 갤러리형 카페를 열었다. 이곳은 쇼핑과 커피, 아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롯데 동탄점 ‘카페 아페쎄(A.P.C.)’

 

럭셔리 워치 ‘IWC'는 지난 7월 롯데 본점에 성수동 유명 카페 ‘센터커피’와 손잡고 카페 '빅 파일럿 바'를 열었다. ‘IWC’의 빅 파일럿 워치를 모티브로 한 지속가능 컨셉의 매장으로 재활용 소재인 폐비닐과 폐유리로 꾸며졌다.

 

여성 컨템포러리 PC에도 카페형 매장이 늘고 있다. 프렌치 컨템포러리 ‘아페쎄(A.P.C.)’는 지난달 오픈한 롯데 동탄점을 통해 처음으로 ‘카페 아페쎄’를 선보였다. 오픈 초기 고객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인기를 끌며, 목표 매출도 이미 넘어섰다.

스웨덴 라이프스타일 ‘아르켓’도 더현대 서울에 아시아 최초의 뉴 노르딕 카페를 숍인숍으로 운영 중이다.

 

2030 패션 브랜드도 카페 결합형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SNS 활동에 적극적인MZ세대들의 발길을 잡기 위함인데, 일명 포토존, 핫플레이스로 뜨는 것이 이 매장들의 목표다.

 

'하우스 도산' 지하 1층 '누테이크' / 출처=어패럴뉴스

 

아이웨어 ‘젠틀몬스터’는 지난 2월 디저트 카페 ‘누데이크’를 런칭, 도산 공원 인근 ‘퀸마마 마켓’ 자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연이어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도 입점했다. 연내 추가 오픈 계획은 없고 내년 출점을 고려 중이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8년 신사동 가로수길에 프랑스 패션 ‘메종 키츠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카페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듬해에는 현대 판교점에 ‘카페 키츠네’를 개설했다. ‘카페 키츠네’는 프랑스, 일본에 이은 세 번째 매장이다. 현대백화점 자체 스트리트 편집숍 ‘피어’는 무역센터점에 4호점을 오픈하면서 F&B ‘나이스웨더’를 숍인숍으로 들였다.

 

고정 고객 구매 비중이 높은 어덜트 여성 패션은 3~4년 전부터 카페형 매장을 운영해 왔다. ‘데무’는 2017년 롯데 부산에 가드닝 컨셉의 ‘카페무’를, 같은 해 ‘오일릴리’는 신세계 대구점에 ‘오일릴리 카페’를 오픈했다.

 

데무의 ‘카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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