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소셜커머스까지 퍼진 ‘짝퉁(위조품)’ 제대로 뿌리 뽑자
이재경의 ‘패션 법 이야기’

발행 2019년 11월 12일

어패럴뉴스기자 , webmaster@apparelnews.co.kr

이재경 변호사

패션협회 법률자문위원

 

짝퉁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온정적인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생계형 범죄로 치부하여 벌금형에 그쳤던 과거의 솜방망이 처벌은 결과적으로 이 땅에서의 짝퉁 범죄 규모를 키워왔다. 짝퉁의 근절을 위해서는 짝퉁 사범에 대한 처벌의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을 보면,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장면이 쉴 새 없이 나온다. 극중 인물들이 각종 증명서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위조하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장면들은 무척 씁쓸하다. 진실된 삶에 기생하여 겨우 연명하는 밑바닥 인생이 한없이 안쓰럽고, 표창장 위조 등으로 인해 시끄러운 우리 정치 세태가 슬쩍 오버랩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기생충 같은 행태가 패션산업에서는 일상화되다 못해 고착화되어버렸다. 버젓이 상표법을 위반하는 ‘짝퉁’ 제품들이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린지는 한참 되었지만, 온라인 쇼핑몰까지 짝퉁 대열에 합류하면서, 오픈마켓와 소셜미디어까지도 짝퉁에 오염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2010년 '특허청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까지 동원하여 당국에서 열심히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유명 브랜드의 '짝퉁'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한다. 특히, 요즘은 짝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정품보다 싼 가격에 현혹돼 구입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상표법과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등에 각종 제재 조항들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짝퉁 구매 채널이 더 많아지면서 단속 과정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가 브랜드를 선망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짝퉁의 구매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기 때문에 짝퉁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 결국, 짝퉁은 만들지도 사지도 말아야 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짝퉁의 판매 및 구매는 위조지폐, 문서위조 만큼이나 죄질이 불량한 심각한 범죄이며, 진정한 상표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의 매출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짝퉁 관련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온정적인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생계형 범죄로 치부하여 벌금형에 그쳤던 과거의 솜방망이 처벌은 결과적으로 이 땅에서의 짝퉁 범죄 규모를 키워왔다. 짝퉁의 근절을 위해서는 짝퉁 사범에 대한 처벌의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글로벌 유명 브랜드 '챔피온'의 위조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판매한 범죄자에 대한 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들은 짝퉁 의류 4만여 점을 제조하여 밀반입한 후, 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판매했다. 더욱이 짝퉁 범죄에는 단순히 상표법 위반 외에 범죄 수익 은닉이나 조세 포탈 행위까지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중국 현지에서 '짝퉁' 제품의 제조용 공장을 연결하여 짝퉁 범죄에 일조한 단순 공범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다는 점은 짝퉁 범죄에 대한 당국의 결연한 의지를 나타낸다.

 

인천지방법원에서도 '강남패딩'이라는 별칭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몽클레어' 패딩 위조품 80억원 어치를 유통시킨 피고인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9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최근 법원이 상표권 침해 행위로 인한 피해의 범위 및 그 후속 여파가 크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무척 다행이며, 짝퉁 범죄에 대한 무관용 엄벌 추세가 계속 확산되어야 한다.

 

심지어 '짝퉁 천국'이라던 중국조차 자국의 짝퉁 업자들을 중한 처벌로 다스리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설화수' 위조품인 '설연수'를 만든 업체에 민사소송을 제기해 중국 현지 법원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짝퉁은 기생충이다. 짝퉁은 이제 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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