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0년 06월 29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1분기 손실금 9억3,200만 달러
여름, 가을 신규 오더 중단, 이월 판매
상가 임대료 밀리자 건물주 줄 소송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미국 갭그룹(Gap Inc)이 사면초가다. 코로나 팬데믹의 패닉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형국으로 내부 혼란과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두 달이 넘는 록 다운으로 매출이 현격히 줄고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미국 내 2,780여개 매장 가운데 문을 열지 못한 곳이 1,000여개가 넘는다.
갭그룹의 손실 규모를 보면 지난 1분기 중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고 순 손실이 무려 9억3,200만 달러에 달했다. 창사 51년 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2억 2,700만 달러 흑자였다.
3대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올드 네이비 60%, 갭 64%, 바나나 리퍼블릭이 61%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판매는 올드 네이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것에 비해 갭과 바나나 리퍼블릭은 각각 -5%와 -2%로 취약성을 드러냈다. 저가 브랜드인 올드 네이비의 온라인 판매 호조는 할인 판매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갭그룹은 공격 경영을 통한 정면 돌파보다는 수성의 길을 걷는 모양새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자 올 여름과 가을 신규 오더를 중단 시킨데 이어 올 봄과 여름 계절 상품 가운데 안 팔린 재고를 내년 시즌 이월해 판매하는 이른바 팩 앤드 홀드(Pack & Hold) 전략을 택했다.
할인 판매로 재고 부담을 줄이는 일반적인 관행과는 정반대의 전략으로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계절을 타지 않는 베이직 상품의 경우가 아니라면 수시로 새 상품이 쏟아지는 트렌드 변화 때문에 상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타미 힐 피거’, ‘캘빈 클라인’의 PVH 그룹 임마누엘 치리코 CEO는 ‘패션은 오래된 것일수록 값이 더 나가는 포도주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갭그룹은 남성 애슬레틱 웨어 ‘힐 시티 (Hill City)’도 접기로 했다. 2년 전 여성 액티브웨어 ‘애슬레타’의 런닝 메이트로 런칭된 ‘힐 시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스테이엣 홈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대를 모아왔는데 전혀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갭그룹 소니아 싱갈 CEO는 ‘더 큰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펜데믹 기간 갭그룹이 지급을 미뤄온 매장 임대료 문제도 법정 소송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최대 쇼핑몰 상가주인 사이먼 프러퍼티 그룹이 갭을 상대로 지난 3개월 간 밀린 임대료 6,590만 달러 납부를 독촉하는 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브룩스필드 프러퍼티 파트너스도 텍사스주 갭 스토어의 3개월 체납 임대료 200만 달러에 대한 독촉 소송을 제기했다. 브룩스필드는 소장을 통해 갭의 텍사스 매장 체납 소송은 갭의 미납 매장 가운데 한 사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뉴욕 맨해튼의 ‘갭’ 플래그십 스토어, ‘올드 네이비’의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 매장에 대한 임대료 독촉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북미 지역 2,758개 매장에 대한 갭 그룹의 월 임대료는 1억1,500만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