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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유즈드 플리마켓‘ |
백화점·플랫폼 등 대형 유통사 참여
브랜드 가치 보증을 통한 신뢰 구축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고물가 시대가 길어지며 중고 패션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 패션 시장 규모는 5조6,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2028년 10조 원 돌파가 전망된다. 중고 패션이 주류 시장으로 편입됐다고 봐도 무리 없는 수치다.
채널도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브랜드를 비롯해 백화점, 온라인 플랫폼이 잇따라 리커머스 프로그램을 매장 서비스로 채택하며,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신뢰 구축과 유통망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가장 먼저 시행한 브랜드는 ‘코오롱스포츠’이다. 지난해 8월부터 전국 대리점 중심 52개 매장에서 중고 의류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중고 거래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 기능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것으로, 매장은 접수만 담당하고 검수는 협력업체인 마들렌메모리가 맡는다. 검수 결과에 따라 포인트가 지급되는 구조로, 고객은 집 인근 매장에서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매장은 자연스러운 재방문을 유도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제품을 맡기러 재방문한 고객이 자연스럽게 신상품을 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브랜드가 중고 가치까지 보증하면 ‘오래 입어도 가치가 유지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형성돼 고가 제품 구매 심리 장벽을 낮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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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백’ 팝업스토어 더현대 서울, 현대 판교점 |
온라인 거래의 가격 불확실성 제거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중고 의류 매입 서비스 ‘바이백’을 오프라인에서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서 일주일간 운영된 팝업스토어에서는 각각 2,000벌의 의류가 수거되며 높은 수요를 확인했다.
중고 의류 접수 후 현장에서 검수해 3시간 내 H포인트로 보상하는 즉시 보상 체계를 마련, 온라인 중고 거래가 가지는 긴 대기 시간과 가격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 차별점이다.
주목할 점은 백화점의 역할 변화다. 상품 판매 공간을 넘어 구매 후 사용, 다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거점’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한 특성을 활용해 다수 브랜드 중고 의류를 일괄 수거·보상하는 통합 창구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는 해당 서비스를 상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플랫폼 기업도 움직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8월 런칭한 중고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한다. 성수동에서 이틀간 진행된 플리마켓에서 목표 대비 114% 이상의 방문객이 몰리며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3월 롯데 은평몰에 오픈 예정인 ‘무신사 아울렛&유즈드’를 통해 본격적인 오프라인 전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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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무신사 유즈드’ 이용 후기 |
‘재판매 보증’이 주는 심리적 효과
지난해 10월에는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판매자 수익성을 강화, 거래액이 매월 증가하며 지난달(12월 7~15일 기준) 일 평균 판매자 수가 1만5,400여 명에 달했다. 무신사가 진행하는 상품화는 별도 비용(5,000원)을 부과하고, 가격대별 위탁판매 수수료는 크게 낮췄다. 이전 1만 원 미만 상품 수수료율이 80%였으나, 신규 정책에서는 2만 원 미만 상품 수수료를 38%로 인하했다.
오프라인 중고 판매가 주목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브랜드 경험의 질적 차별화 때문이다. 온라인 매입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이 제한된다. 반면 오프라인은 매장 직원과의 대면 소통을 통해 ‘이 브랜드는 중고 가치도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를 직접 경험하게 만든다.
특히 패션처럼 계절성과 트렌드가 강한 카테고리에서는 ‘입고 다시 팔 수 있다’는 선택지가 고가 제품 구매 결정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안전장치로 작용한다.
리세일 솔루션 기업 마들렌메모리 유재원 대표는 “오프라인 리세일은 브랜드 신뢰 자산을 쌓는 투자”라며 “코오롱스포츠처럼 대리점 구조를 가진 브랜드는 리세일 기능이 매장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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