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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훈 ‘헤지스‘ CD, 루크 구아다던 ‘닥스‘ CD, 벤자민 브라운 ‘히스헤지스‘ CD |
글로벌 브랜드 경험 살려 전반 디렉팅
SI, 남성복 ‘맨온더분’ 고강도 리브랜딩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레거시 패션 브랜드들의 리뉴얼이 한창인 가운데, 이를 주도하고 있는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SI)의 해외파 CD가 주목된다.
LF는 현재 CD 중 4명이 해외파다. 지난 2019년 ‘헤지스’ 김훈 CD를 시작으로 2022년 ‘닥스’에 루크 구아다던, 재작년 ‘질스튜어트뉴욕’에 매튜 그렌트, 지난해 ‘히스 헤지스’에 벤자민 브라운 디자이너가 CD로 합류했다. SI는 지난해 첫 해외파 CD로 ‘맨온더분’에 김시형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유수의 해외 패션 브랜드 출신들로, 업계 관계자들은 남·여성복 기준 해외파 디자이너가 CD를 맡는 경우는 2018년까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2020년대 들어 LF와 SI가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LF와 SI는 글로벌 브랜드를 거친 이들의 경험을 통해, 메시지·상품력 등 브랜드의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종전과 같은 유통 확장이나 SNS 홍보만으로는 더 똑똑해지고 성숙해진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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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스튜어트뉴욕 |
먼저 LF는 해외파 CD를 통해 매출 비중 1, 2위를 각각 차지하는 TD캐주얼 ‘헤지스’, 신사복·커리어 ‘닥스’의 신규 고객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시에 수입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백화점 컨템포러리 ‘질스튜어트뉴욕’의 고감도 리브랜딩을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합류해 헤지스 맨·레이디스를 총괄하는 김훈 CD는 폴로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을 거쳤다. ‘헤지스’는 그의 디렉팅 아래 ‘유연한 기획’, ‘젊은 감성’, ‘글로벌 확장’이라는 세 가지 방향이라는 키워드로 움직이고 있다.
본격적인 리뉴얼이 시작된 2021년부터 매 시즌 상품 스타일 수의 40%를 쇄신해 왔다. 영국 전통 프레피룩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세련된 상품을 제안했다. 글로벌 주요 거점(한국, 중국, 대만, 베트남, 러시아)을 아우르는 통합 캠페인도 전개했다.
이 결과, 특히 ‘헤지스맨’의 성과가 돋보인다. 재작년부터 자기 주도적으로 패션을 소비하는 남성 고객이 늘어났다. 통상 백화점 남성 매장은 선물 구매 목적의 여성이나 남녀 함께 오는 고객의 비중이 높다. 60개 매장에서 방문 고객 비중은 남성이 60% 수준으로 올라섰다. 종전에는 여성 70%, 남성 30%였다.
20~30대 신규 고객도 ‘에메레온도르’, ‘키스’ 등을 거친 벤자민 브라운 CD를 통해 공략하고 있다. 벤자민 브라운 CD는 LF를 포함한 레거시 기업에서 가장 젊은 90년생 디렉터다. 지난 추동 시즌부터 헤지스의 영라인 ‘히스 헤지스’를 총괄하며, 현대적이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웨어로 리뉴얼했다. 이후 20~30대 매출은 종전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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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스 헤지스 |
또 다른 핵심 브랜드 ‘닥스’의 루크 구아다던 CD는 ‘버버리’ 출신이다. 구아다던 CD는 지난해 12년 만에 VIP와 유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패션쇼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브랜드의 비전을 소개하며, ‘닥스’의 정체성인 ‘브리티시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신사복·여성 커리어에서 벗어난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로 리포지셔닝 한다는 목표다.
그의 대표 상품으로는 타임리스 클래식 캐시미어 코트, 로얄 브리티시 케이프 원피스 등이 꼽힌다. 새로운 상품들은 매출 호조를 보이며 신규 고객도 유입시켰다. 올 춘하 시즌은 에이지리스 라인 ‘디 오지(The OG)’ 컬렉션도 런칭한다.
마지막으로 ‘질스튜어트뉴욕’은 ‘아크네 스튜디오’ 출신의 매튜 그렌트 CD가 지난 추동 시즌부터 본격적인 디렉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남녀성복 모두 합쳐 물량의 70%가 종전과 달라졌다. 전위적인 이미지, 미니멀리즘 기반 디테일, 가죽·스웨이드 등 프리미엄 소재 육성이 핵심이다. 브랜드의 기반인 미국 뉴욕 무드의 정수를 선보이며 차별화가 한창이다.
SI는 남성복 ‘맨온더분’의 고강도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맨온더분’은 SI가 전개하는 단 2개(신세계 톰보이 맨)의 자체 남성복 중 하나로, SI는 남성 복종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맨온더분’을 총괄하는 김시형 CD는 ‘아미리’, ‘피어오브갓’ 출신이다. 종전 이탈리아 감성에서 벗어나, 미국의 클래식·빈티지웨어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제안 하는게 핵심이다. 지난 11월 런칭 10년 만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청담에 여는 등 변화한 브랜드 세계관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한국 시장과 안 맞는 상품 제안 등 단점이 많았다. 하지만 근래에는 해외 CD들이 한국 감성(시장)의 이해도가 높아지며, 효과를 보는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거쳤던 브랜드의 감도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한국 고객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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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온더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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