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택] 원단을 아는 자, 쇼핑에 성공할지니

발행 2025년 12월 0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오진택의 ‘섬유의 민족’

 

 

옷을 잘 입는 사람은 많지만, ‘어떤 원단으로 만들어졌는가’를 보고 고르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우리는 여전히 브랜드, 색감, 디자인부터 살피고, 그 다음에야 가격표를 뒤집어 본다. 그러나 최근 의류 시장에서는 소비자 불만의 상당수가 원단 선택에서 오는 문제다. 처음엔 멀쩡해 보였는데 몇 번 입고 나니 늘어나고, 보풀 생기고, 빨고 나면 모양이 뒤틀리는 식이다. 이 모든 원인이 사실 직물(짜임)과 편물(니트)의 차이를 모른 상태에서 구매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늦기 전에 제대로 알 기회를 얻은 셈이다.

 

옷감은 크게 직물(woven)과 편물(knit)로 나뉜다. 구조부터 다르다. 직물은 세로 실과 가로 실이 ‘직각’으로 조직된 반면, 편물은 실을 고리처럼 걸어 연속적으로 짜 만든다. 이 구조 차이가 곧 내구성, 착용감, 제품 형태를 좌우한다.

 

직물은 조직이 촘촘하고 안정적이다. 형태가 쉽게 변하지 않고 바람도 덜 통과한다. 그래서 셔츠, 바지, 코트, 수트, 스커트 같은 구조가 중요한 옷에 쓰인다. 편물은 반대로 부드럽고 신축성이 크다. 체형을 편안하게 감싸고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여름에 많이 입는 면 100% 티셔츠는 대부분 편물이다. 그러나 편물은 구조상 늘어남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루즈핏 제품을 단독으로 걸어 말리거나 보관하면 어깨가 처지고 길이까지 늘어난다.

 

또 다른 예로 슬랙스처럼 보이지만 스판이 많이 섞여 있는 편물 원단이라면 하루만 입어도 무릎이 잡힐 수 있다. 반면 직물 슬랙스는 신축성은 덜하지만 형태 유지력은 훨씬 강하다. ‘편한 바지’를 찾다가 편물을 선택했는데, 결국 ‘금방 망가지는 바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가끔 얇고 부드럽다는 이유로 니트 코트, 편물 코트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있다. 문제는 코트는 구조와 보온성이 중요한 아이템이라는 점이다. 코트는 직물이어야 형태가 유지된다. 편물 코트를 고르면 바람이 쉽게 통과하고 늘어짐도 심해 금세 형태가 무너진다.

 

그럼 어떻게 골라야 실패하지 않을까? 첫 번째, 용도 중심으로 고른다: 형태가 중요하면 직물, 활동성이 중요하면 편물을 골라야 한다. 이를테면 출근용 바지, 셔츠, 울 코트는 직물을, 운동복, 라운지웨어, 캐주얼 상의는 편물이어야 한다. 한마디로 딱 떨어지는 핏은 직물, 편한 핏은 편물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두 번째, 원단을 손으로 잡아당겨 본다. 편물은 잡아당기면 쉽게 늘어나고 조직이 움직이는 느낌이 난다. 직물은 탄성이 거의 없다. 이것만으로도 어떤 쪽인지 판별이 가능하다.

 

세 번째, 무게감과 두께를 보고 용도를 판단해야 한다. 여름에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편물이 유리하지만, 겨울에는 무게감 있는 직물이 훨씬 안정적이다. 눈으로 보기 어려우면 옷을 들어보고 이 무게가 계절과 어울리는가만 확인해도 실패가 준다.

마지막으로 세탁법이 까다롭다면 편물일 가능성 높다. 편물은 세탁에서 쉽게 뒤틀리거나 늘어난다. ‘찬물 손세탁’, ‘누워 건조’ 같은 문구가 있다면 편물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직물과 편물을 구별할 줄 알면, 쇼핑에서 선택의 눈이 달라진다. 옷의 수명이 길어지고, 관리 스트레스가 줄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르는 감각이 생긴다.

 

원단은 옷의 근본이다. 근본을 이해하는 소비자는 실패하지 않는다.

 

오진택 에이엠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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