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찌라] 출근 전 완성되는 장보기, 컬리가 바꾼 집밥 문화 - 컬리(上)

발행 2025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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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찌라의 ‘기업 읽어드립니다’

 

컬리

 

컬리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름 비수기에도 식품 부문 거래액은 7.7% 증가했고, 신선식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과 취향에 맞는 추천으로 객단가가 올라갔고, 뷰티컬리 역시 전년 대비 23% 성장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창립 10년 만에 적자 꼬리표를 뗀 셈이다.

 

마켓컬리를 만든 김슬아 대표는 1983년생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졸업한 웰즐리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골드만삭스·맥킨지·테마섹홀딩스 등 글로벌 금융사와 컨설팅사를 거쳐 2013년 베인앤컴퍼니 한국지사에서 일하게 된다.

 

김 대표는 직장인 시절 점심 한 끼도 허투루 먹지 않았고, 품목별로 맛있는 식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여러 마트를 찾아다닐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했다. 해외 생활을 할 때는 식료품 마트가 다양해 재미가 있었는데, 한국의 마트는 접근성에만 초점을 두고 소비자의 구매 경험이나 생산자의 스토리가 다소 부족했다.

 

여기에서 기회를 발견한 김 대표는 직접 신선식품 유통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culinary(식문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후 2022년 뷰티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전체 쇼핑몰 명칭을 ‘컬리’로 바꾸고, 식품관은 ‘마켓컬리’, 화장품관은 ‘뷰티컬리’로 구분했다.

 

마켓컬리는 두 가지 요인으로 입소문을 탔다. 첫 번째는 새벽 배송이다. 퇴근 시간이 아닌 새벽을 선택한 이유는 배송 후 냉장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이다. 낮에 사람이 없으면 바로 냉장고에 넣을 수가 없지만, 새벽에 배송하면 출근 전에 도착한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고 출근할 수 있었다. 또, 새벽은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어 효율이 좋았다. 새벽 배송은 맞벌이 부부의 니즈를 제대로 짚었다. 2015년 창업 첫해 매출이 30억 원, 3년 뒤에는 1,570억으로 52배 성장한다.

 

하지만 마켓컬리가 인기를 얻자 쿠팡, SSG닷컴, 롯데홈쇼핑 등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새벽 배송에 뛰어들었다. 김슬아 대표는 새벽 배송 인프라는 누구든 따라 할 수 있고, 대기업이 더 잘할 거라는 점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래서 창업 초기부터 새벽 배송보다 주력한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좋은 제품의 소싱이다. 전국 산지에서 좋은 식재료를 공수하고 해외 식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컬리의 입점 과정은 식품 업계에서 “대기업 납품보다 뚫기 어렵다”라고 정평이 났다. 입점 제안 대비 통과율은 매우 낮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MD들이 일주일에 500개 이상의 상품을 시식하고, 그중에서 좋은 걸 매주 상품위원회에 올려 팀원들과 함께 테스트한다. 김 대표는 물론이고 MD, 에디터, 마케터 등 모든 직군이 참여한다. 브랜드명을 가린 블라인드 테스트로 맛, 성분, 가격, 패키지 디자인, 배송 박스를 열었을 때의 심미적 경험까지 따져 꼼꼼히 검토한다. 반려견 사료까지 직접 먹어본다. 합격률은 10% 미만이었고, 통과한 상품도 QA팀이 품질 저하를 감지하면 언제든 퇴출한다. 처음에는 까다로운 절차에 생산자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기준만 통과하면 100% 직매입하고 반품이 없다는 원칙 덕분에 신뢰가 쌓였다. 이후 생산자와 협업한 ‘컬리 온리’ 단독 상품도 등장했다.

 

컬리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로 자리 잡자 새로운 식문화 흐름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아보카도는 마켓컬리 이전까지 가정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식품이었다. 후숙 타이밍을 맞히기가 까다롭고 박스 단위 구매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마켓컬리가 최초로 아보카도를 낱개 판매하면서, 아보카도는 20초에 1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부라타 치즈·스테비아 토마토·특수허브·트러플 오일 같은 프리미엄 식재료도 소포장 판매하면서 대중적으로 부상했다.

 

컬리를 통해 떠오른 브랜드들도 있다. 쌜모네 키친의 오로라 연어는 비리지 않은 신선함으로 초창기 마켓컬리의 성장을 이끌었고, 교토마블의 64겹 데니쉬 식빵은 오프라인의 긴 줄 대신 새벽 배송으로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소위 ‘문턱 높은’ 브랜드 제품도 손쉽게 집 앞까지 배송해 주며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컬리는 좋은 식재료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며, ‘집에서 더 잘 먹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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