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직진출과 대기업 사이, 양극단의 수입 시장에 드리운 그늘

발행 2025년 05월 12일

박해영기자 , envy007@apparelnews.co.kr

 

직진출 전환을 결정한 스투시

 

수입 패션 전문 업체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때 신화, 한스타일, 인터웨이브 등 수입 유통을 주로 하는 업체들이 브랜드 위세만큼 큰소리 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옛 추억이 됐고, 카테고리 킬러인 플랫폼플레이스, 리치오안나, 코넥스솔루션, 엘본더스타일 등은 대기업에 떠밀려 브랜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다양성 부재로 이어져 수입 편집숍 시장도 와르르 무너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집숍 정도만 남았고 신생 아니면, 개인이 운영하는 부띠크 정도다.

 

수입 전문 업체의 위축은 스스로의 경쟁력도 원인이겠지만, 패션 유통 업계의 먹이 사슬 구조에서 희생양이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시장이 아시아 패션 허브로 부상하면서 한국을 첫 진출지로 꼽는 해외 패션이 늘고 있다. K컬쳐의 본진에 안착하면 아시아, 글로벌 진격이 수월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문제는 해외 본사의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 주목도가 커지면서 여러 변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우선 잘 나가는 브랜드들이 직진출로 전환하면서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3년 동안 약 30개 가까운 브랜드가 직진출로 돌아섰다.

 

한동안 스투시, 뉴발란스, 호카, 아크테릭스 등 주가가 급상승 중인 스포츠, 스트리트 패션의 국내 직진출 소문이 무성하면서 혼란이 야기됐다. 전개사도 불안하고 유통사도 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중 아크테릭스, 스투시 등 일부는 직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들은 최소 10년, 최대 20년 이상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결국 본사의 결정에 따르게 됐다.

 

명품은 더 심각하다. 지난 몇 년 동안 패션 대기업들이 줄줄이 명품과 결별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몽클레르, 클로에, 셀린느, 톰브라운 등 최근 3년 사이 줄 잡아 15개 이상이 직접 투자로 돌아섰다. 다 브랜드를 보유한 럭셔리 그룹의 진출도 영향을 미쳤다. 마르니, 질샌더, 디젤 등을 보유한 오티비가 직진출했고, 직진출 정책을 고수하는 LVMH가 리모와 등 상당수의 명품을 사들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명품들은 배당 수익이 높고, 비교적 호실적을 이어온 한국 시장에 직접 핸들링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들이 적게는 수백억,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실적 갈증’을 채우기 위해 전문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손을 뻗치고 있다. 전문업체들의 먹거리였던 영럭셔리, 매스티지, 컨템포러리를 비롯, 애슬레저, 슈즈, 가방, 프리미엄 패딩까지 예외가 아니다.

 

LF, 신세계, 한섬, 삼성물산 등 패션 대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이나 편집숍 등을 통해 브랜드를 인큐베이팅 할 수 있는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더로우, 파비아니 필리피나, 메종키츠네, 앙팡 리쉬 데프리메, 짐머만 등 조용한 럭셔리부터 영럭셔리, 뉴 컨템포러리 모두 그들의 소유가 됐다.

 

패션 유통 업계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들이 브랜드를 모두 차지하는 사이 그 최하위 그룹인 전문 업체들은 사라져가고 있다.

 

대기업, 직진출과 신생 수입 전문 업체로 갈리는 양극화된 생태계는 불안하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입 패션 시장은 성장 탄력성을 상실하고 다양성이 결여될 것이다.

 

당장의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입 패션 시장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박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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