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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안타스포츠, 일본의 이토추상사 |
국내 패션업체들이 중국, 일본 등 해외 진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과거 직접 진출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현지 소비 트렌드, 유통 구조, 인력 관리 등에서 이해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직접 진출보다는 협업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은 안타그룹과 일본은 이토추상사와 손을 잡았고, ‘휠라’ 역시 중국은 안타그룹을 통해 전개 중이다. ‘헤지스’도 중국 사업은 빠오시냐오 그룹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화 움직임에 따라 ‘아이더’와 ‘하이드로겐’ 등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브랜드들도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 지역까지 파트너십 전략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마뗑킴, 커버낫 등 영 캐주얼들도 중국, 일본을 넘어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진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 복잡하고 불확실한 해외 시장에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에서 ‘주객이 전도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A 브랜드는 한국보다 중국 사업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커지면서 현지 파트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격 정책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고 한다. A 브랜드는 중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보다 가격이 30~40% 높게 책정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에서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따이공(보따리상)이나 왕홍의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역직구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몇몇 브랜드들은 그 영향력이 커져 전체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중국 파트너와의 갈등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상품이 중국 현지에서 낮은 가격에 유통되자, 현지 파트너들의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따이공, 왕홍에게 상품을 넘기지 말아달라”, “한국 가격을 올려달라” 등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규모가 한국을 한참을 추월한 상황에 브랜드의 방향성과 주도권을 현지 파트너가 더 크게 좌지우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또 다른 브랜드에서는 주도권이 넘어간 사례도 있었다.
물론 아직 일부 사례에 불과해 지나친 우려일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을 하나의 마켓으로 묶고 '원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파트너십 구조 속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과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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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경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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