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마당
'무쇠소녀단'이라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게 되었다. 통영 철인 3종 경기 출전이라는 미션 아래 4명의 여배우가 훈련하는 모습에서 알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다. 그런데 놀란 점은 철인 3종 경기의 일반인 참가자 비중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수영, 자전거, 마라톤으로 이어지는 극한의 체력을 요하는 경기에 참가하는 인원이 1,500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러닝인구의 증가에 따른 변화는 주변에서 쉽게 목격된다. 한강 둔치에는 늦은 밤까지 활동하는 러닝 크루 모임을 여기저기서 목격할 수 있다. 인기 있는 러닝 모임은 참여 예약하기도 힘들지만 회원으로 등록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들은 이전의 다른 스포츠 동호회와 다르게 회원들과의 친목 도모가 아닌 단순이 러닝을 위해서 모이는 것으로 회칙에 '연애금지', '친목모임금지' 등의 내용이 있는 곳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단체 행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온러닝'과 같은 어플을 활용해서 사이버 공간의 크루들과 자신의 기록을 비교하며 달리고 있다. 즉 러닝 크루들은 서로의 러닝 능력치의 성장을 자극 하며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는 동반자이자 경쟁자가 되고 있다.
‘2025년 트렌드 노트’에서는 러닝 트렌드와 관련해 이제 ‘달리기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단순히 달리는 것에서 ‘10km’ 정복하기, ‘하프 마라톤’, ‘마라톤 풀코스’ 완주하기, 춘천 또는 동아 마라톤 대회 참가하기 등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도달하고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사실 동호회에서 아무리 열심히 테니스를 치고 골프를 친다고 해도 윔블던 테니스 대회나 PGA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달리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
이러한 러닝 붐은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니다 2024년 런던 마라톤 대회 신청자 수만 9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는 전년 대비 2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으로 달리고 있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사실 러닝처럼 접근성이 쉬운 운동도 없을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러닝을 하고 글을 쓴다고 하고 마크 저커버그도 매일 러닝을 통해 멘탈 관리를 한다고 한다. 특별한 장비나 장소에 제약 없이 자신의 운동 능력치에 맞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운동 중 하나가 러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러닝 크루 민폐'라는 과열된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던 러닝은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커져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온러닝', '호카'와 같은 러닝화 전문 브랜드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으며, 안다르와 같은 애슬레져 업체에서도 러닝화를 출시하고 있다. ABC마트는 러닝화 전문 브랜드 써코니의 11월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이 96% 증가했고, 아식스 러닝화도 전년 대비 42% 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러닝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이다. 달리는 동안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필수 장비이다. 애플 워치나 갤럭시 기어, 가민 같은 브랜드에서는 GPS와 연동하여 운동시간, 뛴 거리, 속도, 코스 맵, 심박 수 등을 상세히 기록해 주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달린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들 인생과 같은 것 같다. 하루하루의 삶이 모여 인생의 목표를 이루고 한 단계씩 성장해가는 우리의 일상이 곧 지금 달리고 있는 그 길이 아닐까.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삶의 여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2025년 푸른 뱀의 해’에도 우리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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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애 세원아토스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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