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애] 경기부진과 이상기온은 언제까지 금기어(禁忌語)일까

발행 2025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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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마당

 

 

2025년 들어 두 번째 월간회의에서, 영업 보고를 하는 임원이 “영업에서 첫 번째 금기어는 경기가 안 좋아서인데 정말 이 단어 외에는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라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데이터보다도 어려운 상황이 이해되었다.

 

패션업계에서 매출과 관련된 또 다른 금기어인 ‘날씨’ 이야기도 안 할 수 없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추동 시즌은 내수 경기 부진과 맞물려 날씨까지도 따뜻해서 패션 업계를 힘들게 했다. 그래도 다행히 반짝 추위가 찾아왔지만 이제 시즌 오프와 함께 가격 할인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형 패션 기업의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86억원으로 2023년 487억원에 대비 반토막이 났다. 한섬은 2023년 1,004억원에서 2024년 634억원으로 36% 하락했다. F&F도 2023년 5,518억에서 4,507억으로 18% 감소하였다. 이쯤 되면 ‘경기부진’과 ‘이상기온’은 금기어가 아닌 시대의 현상으로 분석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지수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고 한다. 이중 의복과 신발 같은 준내구재 부분이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가 불안정할 때 ‘선택적 소비재’인 의류 및 신발 구매를 제일 먼저 축소하기 때문이다. 즉 패션 분야가 ‘허리띠를 졸라맨다’의 첫 번째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는 ‘내가 사회생활 하면서 한 번도 경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골이 너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 실물 경제의 불안감, 정치적 불안정 등 ‘경기 부진’이 장기 화되는 환경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52년 만에 찾아온 가장 따뜻한 겨울은 변화될 수 있는 것인가? 이것에 대한 대답 또한 희망적이지 않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이슈는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도 아니지만 이제 우리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패션업계에는 무더운 여름이 가면 추운 겨울이 온다는 통설이 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도 추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재고를 확보한 곳도 있다.

 

그런데 다시 추운 겨울이 올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될 정도로 혹한기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 봄, 가을은 사라져가고 한 겨울이라고 지칭될 계절도 1, 2월로 변경되어 그 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사실 제주도 앞바다에서 대형 참치가 잡히고, 전라북도 내륙에서 천혜향이 재배되고 있지 않은가.

 

그럼 이제 ‘경기부진’과 ‘이상기온’은 원인에 따른 결과를 찾기보다 일반화된 현상으로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즉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한 SPA 브랜드의 성장은 가속화되고 있다. 스파오는 2024년 매출액이 6,000억 원이고, 탑텐은 9,000억 원을 넘어 1조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외에도 자라,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의 판매 성장율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추운 겨울이 짧아짐에 따라 야외 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애슬레져와 러닝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성장률이 2023년 대비 20% 이상이었고, 룰루레몬, 알로의 진출로 그 시장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기후의 변화는 추운 겨울에도 헤비한 아우터보다는 보온성이 좋고 가벼운 소재인 캐시미어, 알카파, 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소비자의 구매 패턴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온라인을 통한 소비에 익숙해지니 백화점, 아울렛 같이 무엇을 사러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보다 그냥 들어갔다가 좋아 보여서 사오는 단순한 소비로 전환이 되고 있다. 이에 다이소에서 5,000원을 주고 후리스 자켓을 사올 수 있고, 대형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옷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무신사는 GS25와 손잡고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을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제 ‘경기부진’과 ‘이상기온’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럼 무엇이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엇이 변화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유미애 세원아토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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