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필호의 ‘넥스트 이커머스’
2023년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규모는 229조 원으로 전체 리테일 규모의 약 39%를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서는 약 8% 성장한 것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연평균 성장률이 약 20%에 달했던 3~4년 전에 비하면 힘이 빠진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한국이 리테일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커머스 침투율을 보이는 점, 한국보다 이커머스 침투율이 높은 중국 등 일부 국가들도 침투율이 50%를 넘지는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에 진입하는 변곡점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시장 환경의 변화는 기업으로서 이커머스 플랫폼의 가치에 대해 다른 시각을 요구한다.
조금 일반화하면 이제까지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고객의 수나 거래액 지표를 중심으로 플랫폼의 규모화를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이커머스 산업이 아직 성장기이고 투자 유치가 훨씬 용이했던 상황에서, 사업의 실질적 이익 이상으로 기업의 가치와 운영 자금의 규모를 높여 (이 부분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결제와 정산의 시점 차이가 있는 운영 방식에 기인한다) 미래 성장성과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합리적 방식이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이 과거 상당 기간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단편적인 점만으로 그 속에 담긴 리더와 구성원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폄훼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는 성숙기 시장에 맞는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에 대한 접근이 요구된다. 과거와는 달리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는 규모의 성장을 통해서는 기업 가치의 극대화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의 견실한 성장과 동반한 수익성 확보에 대한 빠른 고민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기본 수익원은 순판매액(거래액)에서 플랫폼이 취득하는 판매수수료이다. 판매수수료는 오픈마켓 방식의 대형 플랫폼은 10%, 특정 카테고리의 편집샵은 30% 전후이며, 여기에 판매에 필요한 여러 비용들(결제수수료, 서버비용, 기본인건비, 물류비, 각종 마케팅 및 컨텐츠 제작비용 등, 사업방식에 따라 구성은 다를 것)을 감안하면 판매수수료 단일 수익모델의 수익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자산을 정의하고 추려내어 이를 활용하여 어떠한 추가적 수익모델을 플랫폼 판매와 병행하면서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플랫폼의 자산은 기업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특정 혹은 전체 고객이나 공급사 리스트 자체일 수도 있고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이는 이들과의 관계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판매 상품에 대한 데이터화된 정보나 플랫폼 방문자의 행동, 구매 관련 데이터 등 정의 내리기에 따라 무궁무진하며, 이것이 결국에는 플랫폼 사업의 존재의의와 직결되는 지점이다.
아무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이커머스의 성숙기 시장에서 사업과 환경을 폭넓게 바라보고 기회를 찾아내는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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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필호 메디쿼터스 일본사업부 전략기획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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