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근의 ‘디지로그 2.0’
이전 칼럼에서 최근의 변덕스러운 날씨, 앞으로 더욱 급변할 기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52주 MD가 절실히 필요함을 강조했다. ‘52주 MD’는 ‘고객 입장에서 마켓과 고객의 니즈를 Input으로 Pull-in하여 주별로 세분화해서 반영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52주 MD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핵심 실무 방법을 살펴보자.
52주 MD의 시작은 연간 계획 수립에서 시작한다. 회계 년(1~12월)을 기준으로 12개월에 대한 기본적인 생산, 판매, 재고 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생산 기준이 아닌, ‘판매 기준’의 계획 수립이다. 생산 금액을 기초로 목표 판매율을 적용해서 목표 판매금액을 도출하면 안 된다. 생산 예산이 선입견으로 작용해서 판매 규모의 유연성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초 연간 계획은 목표 판매금액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목표 달성의 가이드 라인이 되는 판매율과 원가율을 옵션으로 수립한다. 그래야 상황에 따라 유연한 생산 금액 조율이 가능하다.
생산 판매 컨트롤이 가능한 연간 판매, 생산, 재고 KPI 설정이 확정되면, 이를 월별로 세분화한다. 연간 계획을 봄여름(SS)이나 가을/겨울(FW) 시즌 구분이 아닌, 12개월 월별 목표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나누는 기준은 전년도 판매의 팔림세를 기초로 가중평균을 적용한다.(가중 평균은 전년의 팔림세에 연간 성장률이나 사회적 이벤트, 기획, 영업적 주요 변수를 반영하는 수치다.) 잠시 시즌이라는 익숙한 구분을 내려놓고, 순수하게 월별 기준의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52주 MD로 가는 첫 번째 방법이다.
판매계획 중심의 월별 목표가 완성되면, 이제 주별로 들어갈 차례다. 연간 목표를 월별로 세분화했던 방식대로, 월별 목표를 52주 주별 목표로 세분화한다. 여기까지는 Top-down 방식이기 때문에 전년의 주별 팔림세를 그대로 적용한다. 전년도 팔림세 기반의 정량적인 목표가 뼈대처럼 구조화되면, 이제 52주 MD를 시작할 기초 프레임워크가 준비된 것이다.
52주 MD를 완성하기 위해 이제는 아래와 같은 ‘Bottom-up 프로세스’를 적용한다.
하나, 52주 주별 판매(매출) 목표를 주별 아이템별로 세분화한다. 이때 전년 실적과 계획을 나누어 적용하여 향후 그 차이를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둘, 각 주차 별로 전년의 일별 최고/최저 기온과 날씨를 기입하여 당시 판매에 영향을 끼친 기상 변수를 기입하고 그 영향과 결과를 메모한다.
셋, 전년에 해당 주차 생산과 판매에 영향을 준 핵심 변수들과 내용을 기입한다. 신규 상품, 호/부진 상품, 결품 정보, 경쟁사 동향, 프로모션 등 주요 핵심 변수별로 정리한다.
넷, 해당 주차의 전년도 판매 목표와 결과, 갭을 표시하고, 그 사유를 메모한다. 다섯, 해당 주차의 개선포인트들이 반영될 경우, 실현 가능한 주차별 판매 목표치를 기입한다.
여기까지 작성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당장 52주 MD를 실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성이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전년에 주차 별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해당 주차에 핵심 변수별로 그때그때 메모하거나 정리해 놓지 않았다면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작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정리하면, 52주 MD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액션 플랜은 주차 별로 해당 시점에 그때그때 해 놓아야만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 월별로 작성하는 것조차 버겁다. 사람의 기억력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생한 감각, 리뷰 포인트, 해당 주차의 기획/디자인을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지에 대한 인사이트는 신선제품처럼 유효기간 내에만 가능하다.
날씨가 급변하는데 전년의 주별 상황들을 디테일 하게 정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더 이상 쪼개기 힘든 주별로 정량, 정성적인 핵심 내용들을 날씨와 함께 기록하고, 수정계획을 신선도 높게 미리 수립해 놓으면, 변화무쌍한 기상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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