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근의 ‘디지로그 2.0’
러닝(Running)이 대세다. 그런데 고객들은 운동화를 검색할 때 러닝화와 런닝화 중 무엇으로 검색할까. 조만간 기온이 더 올라가면 ‘반팔 티셔츠에 깃이 달린 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다. 이때 고객들은 피케티, 폴로티, 카라티 중 어떤 검색어를 쓸까.
정답은 나열한 순서의 역순이다.
이전 칼럼에서 예측 불가 날씨에 빠르게 대응하거나(레인부츠 사례), 날씨에 상관없는 소셜 이벤트에 대응하거나, 혹은 날씨에 앞서 트렌드를 이끌고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검색’이라는 적극적인 무기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이 만들어내는 검색 키워드가 왜 적극적인 무기에 해당하는지 예시를 통해 설명하겠다.
작년, 재작년 겨울 숏패딩의 인기가 전국을 휩쓸 때, 그 중심에는 노스페이스 눕시 패딩이 있었다. 고객들은 다양한 키워드로 해당 상품을 검색했다. ‘눕시’, ‘노스페이스눕시’, ‘노스페이스눕시패딩’. 재미있는 것은, 이 세 개의 키워드 검색량 차이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노스페이스눕시패딩’ 검색량 대비 ‘눕시’의 검색량은 약 2배, ‘노스페이스눕시’의 검색량은 약 7배가 넘었다. 다시 말해, 고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노스페이스눕시’로 모든 전시 카테고리와 마케팅 키워드가 활용될 때, 매출은 극대화된다는 말이다. 온라인 상에서 검색 결과 노출, SEO 마케팅 효과, 상품 카테고리 연결 등이 고객들의 키워드 검색량에 달린 것이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검색 키워드를 정확히 알고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고객 관점의 시작이다.
반대 케이스는 어떨까. 고객들은 런닝화, 런닝 바람막이로 검색하는데, 자사 상품명과 마케팅 키워드는 러닝화, 러닝 바람막이라고 하면 노출도는 50%가 급감된다. 그만큼 마케팅 효과와 매출도 50%가 떨어진다.(러닝화 검색량은 런닝화 검색량의 절반 수준이다) 다가올 여름에 판매 볼륨이 큰 ‘반팔 티셔츠에 깃이 달린 옷’ 또한 마찬가지다. 자사몰의 상품명들이 피케티인지, 카라티인지 지금 바로 확인하시라. 디지털 마케팅 퍼포먼스의 유입량과 전환율이 달라진다. 상품명을 결정하거나 마케팅 키워드를 선택할 때, 고객 친화적(고객들이 많이 검색하는) 용어를 알고 사용하는 것은 매출과 수익에 직결되는 문제다.
고객 관점의 검색 키워드를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이제 앞으로의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필자가 고객들의 키워드 검색량을 구체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파일럿 브랜드에 적용했던 사례다. 해당 브랜드는 이미 볼륨이 커져있는 캐주얼 브랜드였다. MD, 디자이너, 마케터 모두 감각적으로 꽈배기니트가 점점 더 트렌드로 오고있다는 것을 예감했다. 그래서 전년 대비 약 2배 이상의 물량으로 꽈배기니트를 기획, 생산, 마케팅하고 있었다. 하지만 판매율은 저조했다. 필자는 고객들의 키워드 검색량을 통해 세 가지를 분석했다. 해당 상품의 검색명, 검색 시기, 그리고 검색량의 변화. 그러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째, 고객들은 꽈배기니트가 아닌 케이블니트(꽈배기니트의 약 3배)로 검색하고 있었다. 둘째, 제품의 마케팅 투입, 판매 시작일보다 두 달이나 앞서서 검색을 시작했다. 셋째, 케이블니트의 검색량 정점 구간은 전년보다 빠르고 높았다.
다시 노스페이스눕시의 예시로 돌아가보자. 노스페이스눕시의 인기는 실제 매출로 보여지기 전에 이미 예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동일 시기 해당 상품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점은 검색 시기였다. 이전 연도보다 거의 두 달 먼저 검색량이 오르기 시작했다. 즉 해당 상품의 구매 욕구가 8주 이상 먼저 센싱이 되었고, 이 정도 기간이면 리피트나 분할 물량 투입, 또는 인시즌 스팟에 대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놀랍지 아니한가? 요즘처럼 트렌드가 급변하고 짧아지는 시대에 이토록 정확도 높은 수요예측 데이터가 있다니! 이런 데이터를 두고도 활용할 줄 몰라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면 당신은 유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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