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근의 ‘디지로그 2.0’
“회의는 왜 꼭 모여서 하나요?”, “그건 의미 없는 일 아닌가요?”, “이건 제 업무 범위가 아닌 것 같은데요?”.
2018년 출간된 저서 ‘90년생이 온다’는 그들의 뾰족한 말투만큼이나 날카로운 질문으로 많은 조직에 충격을 주었다. 자기 의견을 당당히 말하고, 필요 이상 충성하지 않고, 재미와 효율을 중시하는 그들. 처음엔 ‘도대체 왜 저래?’ 싶었지만, 이내 깨달았다. 그들은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이었고, 다르게 생각하는 법과 조직을 바꾸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라는 걸. 지금의 패션 비즈니스는 그들 없이 존재할 수 없게 되었고, 소비와 트렌드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2025년, 또 다른 존재가 조직에 들어오고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챗GPT(유사한 생성 AI들의 통칭) 이 AI팀원은 90년생보다 더 빠르고, 더 똑똑하며, 무엇보다도 야근을 싫어하지 않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브랜드 슬로건 하나 만들자고 3시간 회의를 하고,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위해 야근을 했으며, 상세 페이지 문구 하나 바꾸자고 전 직원이 고민했다. 관점이 다른 90년생과 의견 조율하는 것이 처음엔 어려운 과제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챗GPT는 말이 없다. 아무리 늦은 밤에도 “이 슬로건 좀 다시 써줘” 하면, 단 3초 만에 대답한다. 그리고 이제 GPT는 말한다. “제가 초안을 드릴게요. 사람의 감성으로 다듬어 주시면 됩니다.” 이건 마치, 칼을 처음 만든 인류가 “이제 손으로 찢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말한 순간과 같은 것이다.
챗GPT는 ‘지시’를 기다리는 부하가 아니라, ‘제안’을 해오는 팀원이다. 90년생이 “왜요?”라고 물을 때, GPT는“혹시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요?”라고 말한다.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마케팅 카피를 쓰고, 고객 응대 문장도 정리한다. 요약, 정리, 구조화… 못하는 게 없다. ‘시키는 대로’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나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팀원이라는 것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비교를 해보자!
90년생 신입사원은 9시 정각 출근(워라밸)이 중요하고, 지시보다 이유를 중시하며 일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반면 GPT 신입사원은 24시간 근무 가능하고, 지시와 반복 작업도 불만 없이 척척 하며, 오직 업무 효율에만 집중한다. 90년생은 수직적 조직보다 수평적 문화를 선호하고, 짧은 콘텐츠와 핵심 중심으로 학습하며, 정답에 대해 “그건 개인 취향 아닐까요?”라고 직설적으로 반문한다. GPT는 수직/수평 상관없이 명확한 프롬프트를 선호하고, 모든 문서와 자료를 학습하며, 정답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제시해 드릴께요”라고 겸손하고 공손하게 대답한다.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를 추구하고, 나의 성장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90년생은 1~2년 주기로 퇴사 가능성이 높다. "빠르거나, 정확하거나, 반복 가능하거나"를 추구하고, 회사의 지시와 목적이 전부인 GPT는 해고가 불가하며 오히려 사용자가 더 자주 바뀐다.
90년생 신입을 무시했거나, 적응하지 못했던 리더는 결국 조직에서 멀어졌다. 반대로 그들과 함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고, 소통했던 리더는 ‘업무의 미래’를 선도하는 리더가 되었다.
선배보다 더 많은 정보와 글쓰기 능력을 가지고 있는 GPT 신입에게도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가르침보다는, “우리 같이 해볼까?”라는 실험적 태도가 필요하다. 함께 ‘업무를 재정의할 수 있는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이 첫 번째인 것이다.
팀원처럼 대하고, 그의 제안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디지털 세대의 리더’가 될 것이다.
GPT에게는 질문을 잘 해야 좋은 답이 나온다. GPT에게 질문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먼저 질문해야 할 때다. “어떻게 시킬까?”가 아니라, “이 친구와 어떻게 같이 일할까?”라고.
다음 편에서는 GPT 신입사원과 함께 일하는 실질적인 방법과 활용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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