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근] 패션 DX가 유난히 힘든 진짜 이유와 해법 (하)

발행 2025년 11월 20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최석근의 ‘디지로그 2.0’

 

 

지난 칼럼에 이어서 패션 산업 현장에서 DX가 유독 어려운 실제 이유와 해법을 알아보자.

 

DX는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다. 아무리 고도화된 시스템도 사람이 준비되지 않으면 표면만 바뀐다. 현업 과제를 직접 풀어보는 실습형 교육과 적용이 누적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 일회성 특강이 아니라 신입~중간관리자까지 계층적, 순환적으로 이어지는 교육 체계가 전사적 전환을 가능케 한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늘 ‘깜짝’ 놀란다. 의외로 많은 회사와 조직이 시스템에는 돈을 쓰면서 정작 그 도구로 성과를 낼 주인공인 사람을 훈련하는 비용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그러곤 “왜 안 쓰지?”를 되묻는다. 답답한 장면이다. 교육 없이는 전환도, 성과도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수집 과잉’의 함정이다. 데이터는 모으는 것보다 쓰는 것이며, 데이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백워드 활용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많은 조직이 데이터를 산처럼 쌓아 두고도 “쓸 데이터가 없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데이터는 단순 숫자가 아니라 일을 하는 도구다. ‘가진 데이터로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실무에서 어떤 데이터가 왜 필요한지부터 정의하는 백워드 접근이 필수다.

 

그 다음으로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강제 통합’의 미신이다. 소위 탑다운이라고 하는, 위에서 ‘밀어붙이는 도입’은 저항을 부른다. 과거에는 그래도 일부 통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언감생심이다.

 

해외의 한 유명 SPA 회사는 ERP를 갈아엎는 대신, 경량 데이터 허브를 먼저 구축했다. 영업MD가 쓰던 엑셀 템플릿을 API로 묶자, 시스템 교체 없이도 한 화면에서 맞물렸다. 그 결과 도입 저항이 줄고 현업의 적응 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

 

맥킨지 서베이 결과처럼 디지털 전환 실패율은 높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술을 바꾸면 조직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전환의 성공은 사람과 전략,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와 변화 관리를 통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때 가능하다. 무엇을 구축, 도입할까 보다, 왜,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먼저 정의하고, 그 답을 실행할 사람을 찾고 길러야 한다. 작게 시작해 빨리 검증하고, 배우며 확장을 반복해야 한다.

 

오늘부터 우리의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이 기술로 우리 브랜드의 맥락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현장의 일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

 

그래야 비로소 시스템을 깔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DX는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이 함께 진화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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