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라이선스 브랜드들의 한계

발행 2024년 07월 14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언제부터였을까.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연간 매출 수백억을 넘어 수천억, 이제 조 단위까지 성장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백화점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라이선스 브랜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패럴뉴스 독자라면 ‘디스커버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MLB’ 등과 더불어 ‘노스페이스’, ‘스노우피크’도 라이선스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라는 것을 알 것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들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째,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나 국내 시장 등 특정 국가에만 라이선스를 준 경우. 둘째, 브랜드라고 하기엔 애매한 지적재산권(IP)을 국내 회사가 판권을 보유해 라이선스 브랜드로 풀어낸 경우다.

 

첫 번째 케이스는 ‘노스페이스’와 ‘스노우피크’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글로벌에서 탄탄한 수요층을 쌓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별도 라인이나 하위 브랜드 라인을 허용한 케이스다. 이들은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상품 디자인, 마케팅 캠페인,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을 통해 볼륨화 비즈니스를 달성했다.

 

두 번째 케이스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CNN’, ‘BBC’, ‘코닥’ 등 어패럴 브랜드와 무관한 IP를 구매해 브랜드로 만든 경우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어패럴은 물론 여행용 캐리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왔고, 선진국 느낌의 이미지는 소비자들을 매료시켰으며,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춘 가성비 좋은 상품들이 매출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두 번째 케이스의 라이선스 브랜드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은 얼른 라이선스 권한까지 얻어내서 최대한 뽑아먹어야 한다”는 정설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최근 성공한 브랜드들을 보면 이미 트렌드 정점을 찍은 글로벌 브랜드를 직접 들여오거나, 오너(파운더)들이 진정성 있게 운영하는 신진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 라이선스 브랜드들은 이 두 가지 기준 중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힌다. 해외에서는 유명하지 않거나 해당 카테고리에 진출한 적 없는 ‘근본 없는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으며, 진정성이 결여된 브랜드로 보일 수 있다.

 

환경오염 등의 이슈로 패스트패션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하나를 사더라도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브랜드 철학이 공감되는 진정성이 구매의 고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매출과 이익은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중요하지만,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부각 되는 순간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지니는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글로벌 브랜드 자체를 구매하고 싶지만, 내 체형과 맞지 않는 취향의 문제를 차치한다면, 결국 가성비의 영역이지 않을까? 그런 가성비의 영역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하나를 사더라도 똘똘한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의 행동과 배치되는 지점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양에는 ‘Blood will tell’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는 “좋은 가문은 그 후손들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한국의 “부자는 망해도 삼대가 먹고 산다”는 문구와 비슷하다.

 

반면, 직역하면 “혈통은 속일 수 없다”는 의미로, 근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라이선스 브랜드가 그러하다. 잠시 주춤했더라도 전략을 수정해 나간다면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브랜드의 근본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깊지 않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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