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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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동구 응봉산에서 2025년의 첫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사진=최종건 기자 cjgphoto@apparelnews.co.kr |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평소 생업에 바쁘다 보니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불안감 탓인지 자연스레 뉴스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 사태는 필자 개인의 일상뿐 아니라 생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5 SS 신상품의 입고 시점이라 프랑스로 유로화를 송금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환율이 요동치며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결국 연초 대비 말도 안 되는 환율로 송금해야만 했고, 이는 고스란히 환차손으로 이어졌다.
수입업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곤혹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 재화를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기존 대비 원화 매출액이 늘어나 유리할지 모르지만, 필자와 같이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다.
내수 경기 역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저렴한 상품들 위주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명품 시장조차 예전만 못하다. 특히 로고가 드러나는 아이템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며, 과시적 소비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호조를 이어가는 브랜드들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 다수가 MZ세대를 겨냥한 국내 브랜드라는 것이고, 더 놀라운 것은 이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외국인 소비자에게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번화가를 걸어보면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류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근원에는 환율의 영향이 크다. 원화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며,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여행과 쇼핑을 즐기기 좋은 ‘가성비 좋은 나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를 내수 경기 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환율에 따른 특수 효과일 뿐이다. 더욱이 이런 호조세를 보이는 브랜드들 역시 환율 추이가 바뀌는 순간 외국인 매출 비중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결국, 환율의 변화는 이들에게도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완화된 유동성이 이제는 종식되고, 경기 침체의 여파가 점차 깊어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존 F. 케네디는 이렇게 말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상태다.”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변화에 발맞춰 나가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이다. 정국이 안정되고, 경제 상황이 조금씩 회복되어 간다면, 현재의 위기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위기는 결국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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