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AI와 함께 살아가는 법, 불안전함 속의 진보

발행 2025년 05월 2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챗GPT(ChatGPT), 딥시크(DeepSeek),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 AI가 이제는 필자와 같이 평범한 라이프스타일의 삶에까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최근 수입 사업을 하는 동료들은 해외 브랜드 본사로부터 “한국 바이어들의 영어 이메일 수준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종종 듣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AI를 통한 영작 첨삭과 문장 수정 덕분이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 비상계엄 선포 이후 시작된 환율의 급등세는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오히려 역대급 수준으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송금이 집중되는 시즌임을 고려하면, 이에 따른 환차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AI에게 현 상황에서 유효한 환 헤지 전략을 물어보았다. 불과 0.5초 만에 가능한 전략들을 도표로 비교 정리해 줬고, 심지어 개인별 상황에 맞춘 전략을 추천해 주기까지 했다.

 

AI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점점 더 ‘현실적 의사결정 도우미‘로 진화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혼자 제주도 오름 트래킹 여행을 계획하면서도 AI의 도움을 받았다. 생각보다 정보가 분산되어 있어 막막했는데, 챗GPT에게 여행 일정을 요청하니 나의 니즈와 동선을 감안한 일정표를 곧바로 제안해 줬다. 다만 여전히 운영하지 않는 숙소나 음식점 정보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한계는 남아 있었다. 정교하게 질문을 바꿔가며 요청했지만, 이 부분은 아직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개발자라면 AI를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소비자가 세밀한 일상까지 정확하게 보조받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문득 1990년대 초 PC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에는 문서 작성이나 게임 정도가 기능의 전부였고, 저장 매체도 종이에서 플로피 디스크로 바뀐 수준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세상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파괴적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까지 이어지며, 기술의 변화는 일반 소비자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6~7년 전, 빅데이터 분석이 유행하던 시절 한 스타트업과의 미팅이 기억난다. 전 세계 패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을 자동으로 도출하는 기술을 선보인 이 회사는 자신들읜 기술을 적용한 브랜드를 런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현재도 성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에는 디자인에 AI가 개입하는 것이 상상 속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 진입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조만간 디자인뿐 아니라, 패션 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수요 예측 영역에서도 AI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의류 산업에서 수요 예측의 정확도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어떤 고객이, 어느 매장에서, 어떤 사이즈를 구매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필연적으로 판매 실기가 발생하고, 이는 곧 재고 누적과 현금 유동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 흔히 말하는 ‘운영 최적화(Operation Excellence)’다. 만약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재적소 적기에 제공할 수 있다면, 수요와 공급이 완벽히 일치하는 이상적인 상황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지점에 도달하기는 어렵겠지만, AI의 진보 속도라면 언젠가 가까워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마거릿 휘트니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위대한 변화는 불완전함을 수용하는 순간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생성형 AI의 시대 역시 마찬가지다. 완벽을 기대하기보다는, 그 속에 담긴 가능성과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비록 아직은 어딘가 어설프고 실망스러워도, 그 불완전함조차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과 기회를 던져준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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