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소비의 재구성

발행 2025년 08월 2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리세일 플랫폼 스레드업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고금리·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패션 시장에서 중고 리세일 플랫폼과 저가형 리테일러들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를 줄이기보다, 보다 의미 있고 전략적인 소비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고와 빈티지 제품은 단순히 저렴한 대체재가 아니다. 재사용의 개념으로 친환경적이며, 탄소 배출과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소비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일반 수입 신제품과 달리 중고 의류는 관세나 부가가치세 적용에서 제외되거나 감면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공급자 입장에서도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이후,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관세 회피가 가능한 유통 구조로 주목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스레드업(ThredUp), 더 리얼리얼(The RealReal), 베스티에르 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같은 리세일 플랫폼이다. 이들은 자국 내 재고 중심 공급과 친환경, 저비용 세금 구조 삼위를 충족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특히 맥킨지는 이 부문이 전통 패션보다 11배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단순히 중고 의류를 파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고객 간의 신뢰와 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가치 중심의 소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티케이맥스(T.K.Maxx), 노스트롬 렉(Nordstrom Rack), 타깃(Target) 등 오프 프라이스 리테일 채널들은 공급 과잉 재고를 효율적으로 소화하며 소비자에게는 ‘보물찾기’ 같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가격만을 앞세운 저가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력과 상품력까지 담은 합리적 유통 모델로 진화한 셈이다.

 

필자 역시 영국 유학 시절, 한 달에 한 번꼴로 버밍엄의 티케이맥스 매장을 찾던 기억이 있다. 매장 한 켠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아우터를 반값에 발견하고, 마치 숨겨진 보석을 찾은 듯한 경험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다.

 

또한 CJ ENM 오쇼핑 부문 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는 노스트롬 렉 등의 미국 오프라인 리테일 전략을 연구하기 위해 현지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당시 오쇼핑 역시 자체 재고의 효율적 처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고, 이는 국내외 모든 의류, 패션 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시장은 미국에 비해 중고 시장의 제도화나 브랜드 연계가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가치소비와 지속가능성, 재고 효율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리세일 플랫폼과 브랜드의 협업, 혹은 자체 리세일 라인의 운영 등 다양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브랜드가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신뢰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영국의 비영리재단, 엘런 맥아더 재단의 메시지가 주는 울림이 크다.

 

“순환은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필연이다(Circularity is not a trend. It’s a necessity.)”

 

순환은 생존을 위한 구조다. 지금 이 구조를 선도하는 브랜드와 유통만이 다음 소비자의 신뢰와 선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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