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끝내는, 다정한 브랜드가 이긴다

발행 2025년 11월 23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파타고니아 캠페인

 

우리는 효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생성형 AI가 기획·디자인·응대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대시보드 숫자는 더 빠르고 냉정하게 판단을 요구한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런 환경일수록 사람의 온기, 다정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소비자가 경험하는 작은 배려, 파트너가 체감하는 공정함, 생산 현장에서 오가는 존중, 내부 구성원이 믿는 신뢰의 문화까지. 이 모든 접점에서의 휴먼터치가 모여 브랜드의 서사를 만들고, 그 서사 위에서 팬(팬덤)이 자란다.

 

여기서 말하는 팬은 매장을 찾아 결제하는 손님만이 아니다. 우리의 매출과 공급망을 함께 만드는 거래처, 품질을 책임지는 생산 파트너, 매일의 실행을 맡은 내부 임직원까지 모두가 브랜드의 ‘팬’이 될 수 있다. 다정한 브랜드는 이 넓은 의미의 팬들을 한 방향으로 묶어낸다. 결제 화면을 넘어 회의실과 창고, 공장 라인, 동네 커뮤니티까지. 관계의 두께가 성과의 폭을 결정한다.

 

국내외에서 이런 사례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단순히 ‘환경친화적’ 브랜드를 넘어, 산 뒤의 삶까지 돌보는 방식으로 팬덤을 키운다.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메시지와 더불어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을 대한민국에서도 본격 전개하고 있다. 낡고 손상된 아웃도어 의류를 무료로 수선해주고 심지어 다른 브랜드 제품까지 제한 없이 받으면서, ‘새 옷보다 나은 헌 옷(Better than new)’이라는 연대를 실천한다.

 

마뗑킴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새로운 팬덤 생태계를 상징한다. 블로그 마켓에서 시작해 ‘고객과의 소통’을 DNA로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대표가 직접 고객 피드백을 수용하고, 소비자의 제안이 디자인에 반영되는 ‘열린 창작’의 문법을 실현한다. 마뗑킴의 팬들은 단순 구매자를 넘어 “뗑며들다”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브랜드와 감정적 유대감을 쌓아 왔다.

 

결국 브랜드의 다정함은 친절함의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 파트너, 내부 구성원과 함께 서사를 만들어 가는 실천 그 자체다.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마야 안젤루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을 잊고, 당신이 한 일을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했는지는 결코 잊지 않는다.”

 

숫자와 자동화가 앞서는 시대일수록,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차이는 이 문장 안에 있다. 다정한 브랜드가 끝내 이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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