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백화점의 ‘차별화’

발행 2024년 07월 0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유통 이데아'

 

신세계 강남점, 디저트 관 '스위트파크' 

 

백화점에 입사한 후 20년 동안 어떤 회의자료나 발표자료에서도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차별화’다. 하지만 차별화는 시기별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은 입점 브랜드의 차별화였다. 즉 ‘이 브랜드는 한국에서 우리 백화점에만 입점되어 있습니다’ 혹은 ‘이 브랜드는 ○○권에는 우리 백화점에만 입점되어 있습니다’라고 홍보하는 차별화가 가능한 시대였다.

 

하지만 백화점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브랜드 운영사는 전국 혹은 권역별로 매장 수를 한정할 이유가 없어졌고, 입점 브랜드를 통한 온리(ONLY) 차별화 경쟁은 끝났다.

 

그다음 차별화는 직매입이 됐다. 각 백화점에서 하는 ‘직매입’ 멀티숍이 차별화의 주요 무기로 사용됐다. 기존에도 백화점마다 직매입을 하고 있었지만, 갤러리아 백화점의 ‘G494’, 신세계 백화점의 ‘분더샵’, 롯데 백화점의 ‘엘리든’ 등 각 백화점의 멀티숍을 차별화로 홍보하며, 백화점이 직접 선택한 브랜드 혹은 상품이 유일한 차별화인 것처럼 강조되던 시기였다. 직매입을 통한 차별화는 기존의 온리 차별화에 멀티숍의 특성인 다양성이 추가되면서, 온리+다양성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하지만 직매입 멀티샵을 통한 차별화는 길지 않았다. 2008년 ‘10꼬르소 꼬모’가 오픈 하면서, 기존의 ‘무이’와 함께 국내 스트리트 멀티숍의 시대를 주도하게 됐고, 각 백화점의 멀티숍은 더이상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했다. 이때 강남에는 정말 수많은 멀티숍이 있었다.

 

‘에끄루’, ‘쿤’, ‘수퍼노말’ 등 외부 멀티숍에서 바잉하지 않는 상품을 백화점의 멀티숍에서만 바잉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백화점 직매입 멀티숍을 통한 차별화는 불가해졌다. 이 시기에 백화점 직매입의 역할이 변경됐는데, 차별화에서 직매입 자체 수익 창출로의 변화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백화점 직매입이 차별화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면서 직매입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롯데 백화점의 ‘웨어펀’ 인수, 현대 백화점의 ‘한섬’ 인수 등이 백화점 직매입의 역할 축소가 사업확장이라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나타낸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시 차별화로 돌아오면, 상품을 통한 차별화에 한계를 느낀 백화점은 공간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비영업 공간, 즉 미술 전시나 이슈 팝업 같은 문화공간의 확대와 명품 브랜드의 매장 면적 확장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비영업 공간을 방문한 고객의 구매 전환율이 높지 않다는 점과 명품 브랜드의 거래조건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공간을 통한 차별화에는 성공했지만, 수익 측면에서 성공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 이른 듯하다.

 

최근 유행하는 차별화 전략은 식품관 리뉴얼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에루샤’ 없이 1조 매출을 달성한 ‘더현대 서울’ 이후 불이 붙었고, 최근 신세계 강남점도 식품관을 대규모로 확대했다. 사실 식품관은 전체 매출에 큰 역할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식품관의 확대는 수익성 창출보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VIP 고객에게는 마켓 컬리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퀄리티’를 제공하고, 흔히 MZ 혹은 젠지라고 불리는 젊은 고객에게는 다양한 디저트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차별화된 식품관은 이슈가 되고, 집객에는 효과적이지만 트렌드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백화점 사업의 본질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백화점은 생존을 위해 차별화를 지속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10년 전부터 백화점을 사양 사업이라고 말하던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듯 소비시장의 중심 역할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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