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수입 에이전트 시대의 종말

발행 2024년 12월 0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유통 이데아’

 

유럽과 미국 등 서구의 브랜드가 아시아 각국에 소개되는 것은 순수하게 사기업의 이윤을 위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아시아 각국이 가지는 정치, 사회적 배경에 의해 정부에서 시행한 허가와 법령의 변화에 따라 사기업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대응하는 역사라는 것이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 명품이라고 불리는 수입 브랜드가 처음 소개된 배경은 1986 아시안 게임, 1988 서울 올림픽 시기 면세점 활성화를 위해 1985년 정부가 시행한 ‘의복, 가방, 신발 수입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대외에 공표하고자 유치한 세계적 행사의 성공을 위해 면세점 설치를 허가가 아닌 신고를 통해 가능하게 했고, 면세점에 공급될 상품 수입 절차 또한 간소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때 상품 공급을 통해 이윤을 얻는 많은 수입 에이전트 회사가 탄생하게 되었으며, ‘페라가모’와 ‘디올’을 수입하는 삼경무역, ‘버버리’의 유로통상, ‘아이그너’, ‘베르사체’의 웨어펀, ‘미소니’, ‘발렌티노’의 재동물산, ‘질샌더’의 지현통상이 대표적인 에이전트 회사로 성장했다.

 

이 시기는 ‘수입 에이전트의 시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되면서 수입브랜드의 모회사가 직접 국내에 지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고,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이 지사를 설립했다. 국내 수입 브랜드 시장은 에이전트사와 직진출한 지사에 의해 양분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2024년 대한민국의 수입 브랜드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지사를 설립하면서, 전술한 에이전트 기업의 많은 수가 폐업 혹은 인수/합병되었다. ‘수입 에이전트 시대의 종말’이라고 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대형사의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에이전트 계약이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패션 시장의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에이전트 계약의 유지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해외 브랜드는 지사를 통해 한국 사업을 직접 운영하기 바라고,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에이전트가 운영하는 것과 지사에 의해 직접 운영되는 것이 고객 측면에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알아보자.

 

에이전트사와 지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고에 대한 처리 방식이다. 에이전트사는 상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에 재고상품의 소진에는 적극적이고,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는 지사에 비해 적극적이지 않다.(이는 에이전트 계약 기간이 점차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에이전트사가 운영하면 고객은 이월 재고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하지만 지사는 재고상품의 반송(ship back)이 가능하고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재고 소진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의 이월 상품 구매 혜택이 적다.

 

두 번째로 큰 차이점은 시즌 상품과 판매 호조 상품의 공급량의 차이다. 에이전트는 재고 부담으로 인해 시즌 상품 오더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항상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판매 호조를 보이는 상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입고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사의 경우 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즌 상품에 대한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판매 호조 상품은 각 나라의 지사와 협조해 추가 공급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신상품을 가장 먼저 사고 싶은 패션 리더 고객에게는 지금이 훨씬 좋은 환경이지만, 나와 같이 조금 늦더라도 좋은 가격으로 구매하고 싶은 고객들은 에이전트의 시대가 그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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