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뉴 컨템포러리’란 무엇인가

발행 2025년 08월 27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김재환의 ‘유통 이데아’

 

 

스위스산 명품으로 속여 판매한 ‘빈센트 앤 코’

 

모든 산업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필요로 한다. 나는 마케팅 전문가는 아니지만 패션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고, 그것을 통해서 나름의 개똥철학이 생겨난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패션 브랜드 마케팅의 시작은 자신의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와 묶여 무엇으로 불리워지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대규모 진출하던 ‘명품의 전성시대’는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정의하며 마케팅을 시작했다. 첫 번째는 자신을 ‘명품 브랜드’라고 포지셔닝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명품으로 널리 알려지거나, 명품 대기업에 속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국내 영업을 지속하는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때 발생한 헤프닝이 ‘가짜 명품 시계’ 사건이었다. 대표적으로 2006년 스위스산 명품이라고 사기 행각을 벌인 ‘빈센트 앤 코’가 있다. ‘빈센트 앤 코’는 국내에서 제조된 가짜 브랜드였다. 그들이 명품에 포지셔닝하려는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면, 성공의 여부는 장담할 수 없으나 최소한 법적인 처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매스티지 브랜드’로 분류하며, 마케팅한 방법이다. 코치로 대표될 수 있는 매스티지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에 준하는 품질을 느낄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명품은 역사적으로 신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으므로,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인지도, 적당한 퀄리티는 매력이 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매스티지를 지향하는 브랜드가 없는 이유도, 당시의 마케팅적 참패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가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었는데, 자신을 ‘컨템포러리’로 분류하며, 세련되고 개성 있는, 말 그대로 동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방법이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바네사 브루노, 쟈딕 앤 볼테르 등이다. 또 다른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명품 세컨 브랜드다. D&G, DKNY 등 명품 브랜드가 젊은 고객을 타깃해 합리적인 가격의 세컨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이 역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분류되면서 시너지를 일으켜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컨템포러리’는 그 본연의 뜻보다는 1세대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부르는 일종이 고유명사가 됐고, 마케팅적으로 더 이상 세련되거나 개성 있다는 느낌을 주지도 못했다. 그래서 최근의 마케팅 전문가들이 선택한 것은 ‘뉴 컨템포러리’다.

 

 

(왼쪽부터)이미스, 마뗑킴

 

기존의 수입 브랜드가 주로 차지하던 자리를 MZ세대가 선호하는 국내 브랜드가 차지하면서 ‘진정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바로 나’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의 멋진 마케팅 수단이 됐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아더에러, 마뗑킴, 이미스 등이다.

 

사실 ‘뉴 컨템포러리’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혼돈의 카오스’나 ‘운명의 데스티니’와 같이 의미의 중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컨템포러리’라는 성공의 공식을 빌린, 하지만 기존의 오래된 이미지를 벗어나는 새로운 조어, 세계 어느 패션 시장에서도 사용되지 않을 것 같은 ‘뉴 컨템포러리’라는 단어는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사실 나는 ‘뉴 컨템포러리’가 어떤 분류에 속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카테고리냐, 얼마의 가격대냐, 수입이냐 혹은 K-패션이냐 등이 무슨 상관인가. 이제 누구든 ‘뉴 컨템포러리’라고 하면 뭔가 새롭고, 세련된 인식을 하게 됐으니, 성공한 마케팅인 셈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재능을 가진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신입사원 면접 때 마케팅 부서가 아닌 MD 부서에 지원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새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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