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용의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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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가짜 YKK 지퍼 사용' 사건 |
최근 패션계 이슈 중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들이 화제다. 바로 소위 말해 '핫한 브랜드', 지금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이 벌이는 행태들에 관한 것인데 크게 세 가지 이슈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제조국 논란'이었다.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브랜드의 베스트 셀러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다.
소위 상세 페이지라고 하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참고하는 설명 페이지에는 제조국이 ‘메이드 인 코리아’로 표기되어 있었는데, 실제 고객이 제품을 받아본 의류 케어 라벨(세탁 라벨)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인 것이 문제의 시작이 되었다. 결국 제품의 생산은 중국에서 진행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메이드 인 코리아’로 소개해서 판매한 것이다.
두 번째는 '혼용율 이슈'. 캐시미어가 함유되어 있다고 홍보한 머플러를 몇 년간 몇천 장 아니 몇만 장을 판매한 업체의 머플러가 알고 보니 저가의 아크릴 소재를 사용한 사례였다.
소비자들에게 환불 조치를 하기는 했지만 명백한 사기에 가까운 행태였다. 소비자들은 마치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아크릴 성분으로 가득한 저가의 중국산 머플러를 캐시미어가 들어간 고급머플러로 오인하고 착용하며 주변에 선물까지 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이슈인데 바로 '가짜 YKK 지퍼 사용' 사건이다. 엄청난 매출을 자랑하는 한 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제품을 착용하다가 지퍼가 부러지는(?) 이슈가 있었다.
업체에서 사용한 지퍼는 일본에 본사를 둔 고급 지퍼 브랜드 YKK였는데 이 업체는 마치 이 지퍼를 사용하는 것을 큰 메리트처럼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참고하는 상세페이지에 기재하기도 했다.
고객은 이 지퍼를 수리하기 위해 일본 본사에 문의했고, 본사에서는 사진으로만 봐도 가품 지퍼라는 결과를 통보해 큰 이슈가 되었다. 결국 업체는 제품을 전량 환불 처리 해 주는 사태에 이르렀다.
위의 세 사례를 보면서 17년간 브랜드를 운영한 사람으로, 상식 밖의 사건 사고였는데, 아이러니했던 것은 위 사례의 브랜드들은 현재 한국에서 K 패션을 소개할 때 항시 소개되는 주인공들이라는 사실이다. 플랫폼에서 늘 순위권에 들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소위 '대표 K 패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공장의 실수라고 하면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와 디렉터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자질 문제가 될 것이고, 이것이 원가 절감을 위한 의도한 계획이라면 이것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한다.
이런 사건이 발생할수록 당연히 소비자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구매할 때 그들은 더욱 확인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 피곤해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런 논란들이 가시화될수록 지금 한국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한국 브랜드를 구매하는 수많은 해외 고객들에게 K패션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커져 갈 것이다.
100년 가까이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해온 디올이 노동력 착취와 제조국 논란 등의 이슈로 하루아침에 '8만원 짜리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로 전락한 것처럼 말이다. 옷을 만드는 일, 그리고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상품을 파는 일에는 반드시 '양심과 상식'이 필요하다. 수많은 검증을 거치기 전에 소비자는 알 수가 없다.
명성은 ‘양심과 상식’을 지키며 고군분투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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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태용 비욘드클로젯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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