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용] 러닝 코어는 트렌드인가, 아니면 문화인가
발행 2024년 10월 20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고태용의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
최근 러닝 붐이 심상치 않다. 유튜브 등 SNS에서 러닝과 관련된 컨텐츠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할 만큼 대중의 관심과 참여도가 급증하고 있다.
필자 역시 몇 년 전부터 러닝을 하고 있지만 최근의 경우 이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에도 눈에 띄게 많은 사람이 러닝하는 상황을 보며 체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러닝 문화에 대해 일부에서 좋지 않은 시선과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중 한 가지 이유는 러닝이라는 것을 하나의 문화가 아닌, 잠깐의 유행으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러닝 붐에 편승한 대중들은 코로나 시절 골프에서 테니스로, 그리고 러닝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거쳤다고 이야기한다. 골프와 테니스에 비해 비용 부담과 장소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접근성이 높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일부 몰지각한 러닝크루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다. 모 TV 프로그램에서는 러닝크루를 희화화한 블랙코미디까지 나온 상황이다. 최근 뉴스에서는 일부 인원 이상의 러닝을 금지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그들은 러닝의 목적보다 사회적 모임에 비중을 더하고 SNS에 올리기 위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예를 들어 도로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여러 명이 단체 사진을 찍는 등 행인들에게 불편함을 주며 러닝에 대해 사회적으로 달갑지 않은 시선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다.
유튜브나 SNS의 러닝 콘텐츠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복장이나 뛰는 법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피로도를 갖게 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이런 현상들이 더해져 러닝이라는 건강한 문화에 적대감까지 들게 만들기도 한다.
너는 몇 킬로를 몇 분에 뛰는가, 몇 분 아래로 뛰면 이런 신발을 신는 것은 사치다. 등등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댓글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움마저 든다.
러닝이라고 하는 것을 필자는 건강한 취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도 있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평생을 남들과 경쟁하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삶 속에서 즐기는 취미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 열정이 과도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듯이 옥죄는 태도는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러닝을 즐기려는 다른 사람에게도 피로감만 줄 뿐이다. 건강한 취미를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넓게 보아,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만큼 건강해진다는 의미이므로, 나는 러닝을 ‘취미’로서 즐기는 문화를 지지한다.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을 지킨다면 말이다.
내가 입고 싶은 대로, 내가 뛰고 싶은 대로 뛰다 힘들면 걷기도 하면서 내 몸에 건강한 에너지들이 쌓이는 순간들을 꼭 경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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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태용 비욘드클로젯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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