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영의 ‘이슈와 패션’
냉전(Cold War)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2차 대전 이후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까지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소련(지금의 러시아)이 대치하며 양측을 위시하는 동맹국들 사이의 갈등, 긴장, 경쟁이 이뤄지던 시기다.
이후 21세기에 들어서며 미국과 중국이라는 글로벌 2대 강국 대결 구도가 생겨나며 다양한 대립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2025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통해 세계는 이제 새로운 냉전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냉전은 국가 간의 물리적 충돌 대신 공급망과 기술을 건 싸움이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정보와 데이터 주도권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전장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정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에너지, 희토류, 알고리즘과 함께 관세 협상까지 모두 새로운 전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
국가 간 경제와 데이터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공급망을 끊어내고 기술을 차단하는 것이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관세를 위주로 한 협상이 중요한 창과 방패가 되는 구조가 되고, 사이버 데이터가 국가 안보의 중요한 현실이 되면서 기술 패권주의가 냉전 시대를 구성하는 중요 전략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 ‘딥시크’를 선보였을 당시, 세계가 놀라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진 이유는 저가 사양의 반도체 칩으로도 인공지능 개발과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이었다. 이와 함께 사용자의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것이다.
이후 서방 국가들은 중국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하는가 하면, 고성능 반도체 칩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등 강경책들을 쏟아 냈다.
2025년 4월 트럼프는 행정 명령을 통해 “중국 기업이 미국 서버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국민의 데이터는 미국 땅에 남겨야 한다”고 선언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 제조된다. 사용하는 앱에 따라 우리의 데이터는 한국, 아시아의 어느 나라, 유럽 또는 미국의 어디선가 저장되고 보관된다. 국가 차원의 데이터 센터 설립과 테크 기업의 자체 데이터 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열을 올리는 이유가 바로 ‘데이터 주도권’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틱톡 서비스 사용을 금지하고, 알리, 테무, 쉬인(이른바 알테쉬)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중국발 이커머스의 소액 상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은 단지 무역 수지를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미래의 ‘쌀’이라 불리는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미국을 공략하던 중국 이커머스는 이제 한국이나 아시아 시장을 더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와 저가 패션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관세 정책의 변화에 따라 패션 비즈니스의 소싱도 다변화될 것이고, 패션 비즈니스의 원가 절감을 위한 인공지능의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SNS는 소규모 패션 브랜드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는 마케팅 방법으로 더욱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새로운 질서 아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지금 필요한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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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영 수원여대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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